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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지진났는데 엔高 왜?..위기 때 세지는 `円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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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섭 기자I 2011.03.17 11:38:57

달러-엔 환율 1995년 이후 16년만에 최저
복구비용 조달위해 `엔-캐리` 청산 가능성
서울 환시도 빨간불..외환당국 "예의주시"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달러-엔 강세가 미스터리다. 통상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환율은 경제가 악화되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엔화에 대한 시장의 예측도 지진 직후 엔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 주말 이후엔 강세를 지속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엔은 이런 전망을 비웃듯 17일 16년 만에  가장 비쌀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위기때 세지는 `円의 힘`   첫째 위기 때마다 강세를 보였던 엔화의 저력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엔은 1995년 한신 대지진,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에서 늘 강세였다.

이 같은 현상을 낳는 이면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이 초저금리를 유지한 탓에 일본 개인투자자나 금융회사들은 저금리엔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을 사들이는 캐리 트레이드를 해왔다.

그러나 대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일본 내 개인, 기업, 금융회사들이 해외에 투자했던 것을 청산하고 엔화로 바꾸는 과정이 외환시장에 반영되면서 엔 강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진 피해로 막대한 보상금을 마련해야 하는 일본의 보험회사와 피해 복구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된 자금을 엔화로 바꿔 일본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세계 금융시장에 엔화 부족 현상이 나타나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도 엔고를 촉발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진 여파 속에 일본 내 3월 결산 기업이 많다는 점 역시 엔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일본 예전과 다르다`..`반짝 엔고` 예상도 많아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과거는 차이점이 커, `반짝` 엔고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와 달리 엔화 가치가 고평가 돼 있다는 점이 과거와 차이점이다. 1995년 한신 대지진 때 달러-엔 환율은 98.42엔이었다.

반면 이번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엔화 환율은 달러당 83엔 수준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세계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고베 지진 때엔 저축률이 높았고 정부부채도 상당히 낮았지만 현재는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증가해 있다.

또 엔화는 세계 최고의 일본 기업들 덕에 미국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가장 안전한 통화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일본 경제가 심각한 재정적자로 신용등급 하락의 수모를 당하는 등 엔화의 저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일본정부가 대지진으로 경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출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엔고를 계속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엔고가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보는 이유다.

이와 함께 일본은행이 18조 엔(약 250조 원)의 긴급자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풀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금융시장의 엔화 부족 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 日 리스크에 서울환시도 `빨간불`

한편 달러-엔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급등하면서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2원 오른 1141.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 때 1144원대까지 올랐다. 이틀 전 기록했던 올해 최고점인 1138원대를 넘어섰다.

엔-원 환율도 달러-엔이 16 년만에 저점을 찍자 상승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17일 오전 9시 56분 현재 엔-원 환율은 1435.0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본 상황에 따라 외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며 "아직까지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강하지 않지만, 환율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선제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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