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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진화]②네이버 검색, 나와 아들이 달라진다..MY검색의 비밀

김현아 기자I 2018.09.12 10:12:51

네이버, 인지과학 활용한 '인간기억거울' 알고리즘 개발
지난달 말부터 1%이용자에 'MY 검색' 베타적용
펜타곤을 아들이 치면 아이돌, 내가 치면 미국방성으로 결과 달라
네이버 "개인화는 도전과제...개인화 심해지면 일반검색과 별도 제공 예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검색(檢索)의 사전적 의미는 검사해 찾아보는 것, 또는 기억 공간 안에 들어 있는 자료 중 어떤 성질을 만족하는 자료를 찾아내는 일이다. 음성으로 뭔가를 찾는 인공지능(AI)스피커 시대라지만, 여전히 우리는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창에서 지식을 얻고 지혜를얻는다.

그런데 네이버(035420)가 사용자별로 다른 검색 의도를 판단해 서로 다른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MY 검색’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애인이나 가족보다 내 생각을 더 잘 읽는 검색서비스가 나온다면 정말 편리할 것이지만, 나와 아들이 같은 단어를 쳐도 검색 결과가 다르다면 인터넷관문국으로서의 네이버의 역할은 어떻게 될까. ‘펜타곤’이라고 검색창에 쳤는데 10대 아들에게는 아이돌그룹이, 내게는 미 국방부 본청청사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지식의 교류나 전파에 있어 포털의 역할을 고려할 때 부작용은 없을까?

네이버는 ‘MY 검색’을 추진하면서 이런 걱정을 줄이기 위해 심하게 개인화 되는 상황이 오면 ‘MY검색’에 개인화를 표시하고 일반검색도 동시에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MY검색’의 원리는 뭘까. 인지과학을 이용했다

◇기억의 3단계에서 출발한 ‘MY검색’..1% 이용자에 베타 적용

네이버가 추진하는 개인 맞춤형 검색 ‘MY 검색’은 인지과학을 활용했다. 인지과학에서는 감각기억(Sensory Memory),작업기억(working memory), 장기기억(long-term memory)이라는 구분이 있는데, 이를 포털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사람의 의도를 읽는데 적용한 것이다.

차을 운전하며 길을 가다가 스치는 풍경은 감각기억이고, 차 사고를 목격했다면 작업기억이다. 그런데 이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이 때 내가 본 차 사고의 당사자가 아는 사람임을 알게 된다면 이는 장기기억으로 남는다.

▲인지과학에서 말하는 ‘기억의 3단계’. 감각기억(Sensory Memory), 작업기억(working memory), 장기기억(long-term memory)로 구분된다. 네이버는 이를 ‘MY검색’에 활용한다.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최재걸 통합검색 테크리더는 “인지과학에서 말하는 기억의 3단계를 활용해 MY 검색을 만들었다”며 “이를테면 뉴스가 발생해 실검에 나오는 것은 센서리 메모리, 그 뒤의 연속된 검색 행위가 있으면 스크롤 로그를 활용해 롱텀 메모리로 볼 수 있다. 워킹메모리도 여러 날로 이어지면 그 사람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검색어로 ‘펜타곤(아이돌그룹·미 국방성본부)’을 쳤을 경우 새 뉴스로 아이돌그룹 펜타곤 소식이 있었으면 센서리 메모리(감각기억), 해당 이용자가 국방에 관심이 많은 기억이 있으면 롱텀 메모리(장기기억)가 적용되고, 이때 워킹메모리는 ‘판단을 보류’하는 식이다.

▲사람의 기억을 모방한 ‘MY 검색’ 개요
▲검색어로 ‘펜타곤’을 쳤을 경우 예시
최재걸 테크리더는 “예전의 검색은 자동차 검색 시 연비, 가격 등을 보여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만족이 중요했다면 AI의 발달로 이제는 검색의도에 맞는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똑같은 ‘펜타곤’을 쳐도 검색 의도가 다르다. 그래서 개인마다 다른 결과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런 알고리즘을 ‘HuMM(Human Memory Mirror, 인간기억거울)’이라고 부르면서 현재 네이버 유저 1%에 베타 적용했다.그 결과 이미지 클릭비율이 2배 증가하는 등 개인화 검색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이같은 ‘MY 검색’을 계속 확대하고 확장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1% 이용자에게 적용한 ‘MY 검색’ 성과
◇검색의 끝은 어디일까…개인화 심해지면 일반검색도 함께 제공

네이버가 ‘MY검색’을 베타 서비스 한 건 8월 30일부터이지만 개발에 대한 관심은 2,3년 전부터 있었다.

본격적인 사업화로 나가진 못했다. 같은 검색어를 쳐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AI스피커로 맞춤형 정보찾기가 대중화되면서 이용자별로 꼭맞는 검색결과를 주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가 ‘MY검색’을 선보일 타이밍이 된 것이다.

최재걸 테크리더는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모두가 동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다른 걸 보는 개인화가 익숙한 시대가 왔다”며 “다만, 심하게 개인화 검색이 진행되면 개인화 표시검색과 함께 일반 검색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의 목적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최재걸 통합검색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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