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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립금리'를 찾아라…한은, BOK 국제컨퍼런스 개최

최정희 기자I 2024.05.28 12:00:00

30일·31일 한은 신축별관에서 열려
''중립금리 변화와 세계 경제 함의'' 주제
이창용 "통화정책이 물가안정 충분한지 평가하는 벤치마크"
기준금리 인하시, 얼마까지 인하할까에 대한 바로미터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의 중립금리는 얼마일까. 저출산·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면서 중립금리는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쪽에선 미국의 노동생산성 향상, 재정확대 정책 등으로 전 세계 중립금리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영향을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이 안 받았을 리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행이 내부에서 측정한 중립금리는 대략적으로 2~3%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다한 가계부채 비율,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중립금리는 더 높아질 유인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이번 주 30일~31일 한은 신축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낼 ‘BOK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BOK 국제 컨퍼런스는 2005년부터 연 1회 개최돼왔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중립금리의 변화와 세계 경제에 대한 함의’다. 중립금리는 경기 과열 또는 침체가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를 말한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 3.5%인데 기존 중립금리가 2~3%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위치해있다. 이번 중립금리 논의가 중요한 것은 앞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인하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데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냐의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급등과 팬데믹 이후 정부 부채 증가로 인해 중립금리를 면밀히 조사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중립금리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히 제한적인지 여부를 평가하는 중추적인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특히 중립금리는 공공부채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관한 논쟁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에선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와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은 중립금리간의 차이도 논의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이 중립금리에 금융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비율이 높고 대외 부문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를 채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관측이다. 2021년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신용갭’을 고려해 중립금리를 책정하면 4%(테일러준칙 적용)를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성장, 물가 등을 고려한 중립금리보다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한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인구구조, 안전자산 공급 및 글로벌 자본 이동 등이 중립금리에 미치는 영향, 중립금리와 재정과의 관계, 선진국와 신흥국에서의 중립금리 추이 변화 등 중립금리 관련 최신 연구결과 및 정책 사례에 대해 논의하고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30일 컨퍼런스 오프닝 세션에선 토마스 조던 스위스 중앙은행(SNB) 총재의 기조연설과 이창용 한은 총재·조던 총재간 2인 정책 대담이 진행된다. 중립금리가 통화정책의 기준점으로 갖는 의미를 포함, 다양한 정책적 이슈가 논의된다. 오프닝 세션 외에도 각종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뤄지는 4개의 일반 세션, 1개의 특별 세션, 종합토론 등이 예정돼 있다.

조던 총재 외에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 일라이 레몰로나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 루드거 슈크네흐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등도 참석한다. 수 년 째 BOK컨퍼런스에 참여해 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서전트 뉴욕대 교수를 비롯해 에릭 리퍼 버지니아대 교수,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리스턴대 교수 등 해외 저명학자들도 참석한다. 국내 인사로는 박웅용 서울대 교수, 김윤정 서강대 교수, 최상엽 연세대 교수, 신관호 고려대 교수가 참여하며 장용성 금융통화위원, 이재원 경제연구원장 등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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