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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SEC 개인 거래규정 손질 예고…기관 반발 "소송 불사"

김윤지 기자I 2022.06.08 11:13:27

WSJ "SEC, 이르면 올가을 거래규정 개정"
“중개업체 이해충돌·특정 기관에 집중”
일부 기관 반발 "'개미' 혜택만 사라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개인 투자자의 주문 처리 방식과 관련된 거래 규정 일부 개정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AFP)
WSJ에 따르면 SEC는 이르면 올해 가을 투자자주식주문정보판매(PFOF·payment for order flow) 등 주식 거래 규정에 대한 변경안 제안을 모색하고 있다. WSJ은 지난해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 극장 체인 업체인 AMC 등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 입소문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에 열광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SEC가 거래 규정 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오는 8일 투자은행(IB) 파이퍼샌들러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SEC의 계획 중 일부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PFOF는 고객의 주식 거래 주문 정보를 시장 조성자에 팔아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다. 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로빈후드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개인투자자들의 내건 주문을 시타델증권, 버투파이낸스 등 기관에 넘기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챙긴다. 겐슬러 위원장은 중개업체가 받는 수수료가 이해충돌을 가져올 수 있고, 시타델과 버투 등 특정 증권사에 주문이 몰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를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SEC가 제안하는 가장 ‘급진적인’ 방안은 개인 투자자의 주문을 처리해줄 기관을 결정하는 데 있어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경쟁을 부추겨 투자자들이 더 나은 가격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한다는 것이다.

로빈후드와 같은 중개업체, 시타델이나 버츄와 같은 기관들은 PFOF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SEC의 거래 규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더글러스 시푸 버투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SEC가 변경안을 강행할 경우 소송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투는 2020년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거래소가 아닌 기관 투자자를 통해 거래를 했기 때문에 11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아낄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버투는 또한 중개업체로선 개인 투자자의 주문 실행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고, 만약 경매가 이뤄지지 않아 주문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중개업체는 추가 비용을 주고 다른 기관을 찾아야 해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타델 측은 “현재 시장 구조가 투명성과 개인 투자자의 의미있는 비용 절약을 가져왔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관과 헤지펀드의 주식 거래를 관리하는 미국 자산중개업체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공동 대표는 “중개업체와 기관들은 소송을 하더라도 PFOF 개정을 막을 것”이라면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현재 상황이 위협을 받을 대마다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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