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이자 지급 중단…국가 부도나나

정다슬 기자I 2020.04.23 10:12:02

"의지는 있으나 능력이 없어" 예고대로 이자 미지급
30일 유예기간동안 조정 안될시 내달 22일 디폴트

△자원봉사자들이 22잃(현지시간) 코로나19로 외출이제한된 아르젠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아르헨티나가 22일(현지시간) 예고했던 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이날은 5억 300만달러(6173억원)의 이자 지급이 예정된 날이었다.

아르헨티나 채권을 가진 외국 기관투자자와 부채조정을 하기 위한 압박 차원이다. 그러나 향후 30일 주어지는 유예기간 동안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르헨티는 다음 달 22일 국가부도(디폴트)가 된다.

앞서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지난 16일 “빚을 갚을 의지는 있지만 능력이 없다”며 모라토리엄(외채 지불 유예)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채권단에게 제시한 것이 당초 5.4%로 지급하기로 했던 이자를 62% 삭감하고 3년 만기 신규 채권을 발행한 후, 기존 채권 보유자에게 교환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 하면 아르헨티나는 415억달러 상당의 이자·원금을 탕감받고 663억달러 규모의 빚 상환일이 3년 뒤로 미뤄지게 된다.,

블랙록, 아문디, 피델리티 등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로 이뤄진 채권자 그룹은 난색을 표했다. 이들은 2016년 이후 발행된 아르헨티나 국채 중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채권단과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최근 발표된 (정부) 제안은 채권단이 지지할 수도 없고, 지지하지도 않을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이 이상의 제안은 할 수 없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른 채권자 그룹 2곳도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아르헨티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번의 디폴트와 30번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미 아르헨티나의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넘어선 323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3.8%로 28년만에 가장 높아, 가뜩이나 힘겨운 서민들의 삶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경제는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 제한령을 내렸다.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영문명 ECLAC)은 올해 아르헨티나가 6.5% 마이너스(-)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 역시 지난 3일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 Caa2에서 디폴트 바로 위 단계인 Ca로 두 단계로 강등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상황을 실시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감염자 수는 3288명이며 사망자는 15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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