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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의 실전 돈굴리기)"특정금전신탁을 아시나요?"

황창규 기자I 2006.04.12 15:28:41

주식형 상품보다 리스크 적고, 정기예금보다 수익 높고

[이데일리 황창규 컬럼니스트] PB(프라이빗 뱅커)로 생활하다 보니, 고객과 상담하기 전에 굳이 투자성향 설문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어떤 금융상품을 추천할지,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대략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기준은 연령대다.

예를 들어 60대 중반 이후의 노년 고객들은 재산의 규모와 간접투자상품 투자 경험의 유무를 떠나서 대체적으로 원금보전형, 확정금리형 상품에 관심이 많다. 노년에 목돈을 투자 위험이 큰 곳에 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간접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주식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망설이지만 정기예금 금리에는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돈이 장기로 묶이지 않고, 원금을 떼일 염려는 적으면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가 기대되는 상품이 이 연령대 고객들에게 적절한 대안이 될 것이다. 바로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은행 특정금전신탁이 대안"

최근 한국은행의 콜금리와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실세금리의 상승으로 은행 특정금전신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서도 전년비 약 9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주식형 펀드에서 올해는 특정금전신탁으로 눈을 돌려보자.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자가 운용자산을 지정해 그 자산만을 편입, 운용하는 신탁상품이다. 운용 결과를 실적 배당하기 때문에 정기예금처럼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보호 받지는 못하지만 은행 창구에서는 투자 원금 보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편입되는 자산과 만기 구성에 따라 원금 보전이 가능하기 때문.

편입되는 자산은 매우 다양하다. 은행 CD, 후순위채, 회사채, 국공채, 대출, 수익증권, 헷지펀드, 주식, 콜론 등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맞춤형 상품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계약 방식은 은행이 채권시장에서 은행 금융채나 국공채, 기업 CP 등을 매입해 고객에게 운용될 자산을 소개하고 고객이 이에 동의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물론 부동산이나 파생상품 등 특정 자산을 고객이 지정할 경우 은행이 특정 자산을 구성, 운용해 배당수익을 지불할 수도 있다.

원금보전이나 금리확정이 가능한 것은 은행이 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국공채 등을 위주로 투자하되 신탁의 만기와 채권의 만기를 일치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경우다. 

이 상품에 투자하려면 상당한 목돈이 필요한가?

은행마다 편입되는 자산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최저 500만원~100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기간은 다양한데, 기업 CP나 은행 CD 등에 운용하는 신탁은 대체로 3~6개월 단기 상품으로 나온다. 현재 3개월 기대수익률이 연 4.1~4.5% 수준이니 일반 3개월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0.5 ~1% 가량 높다.

국공채에 운용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만기 2~3년 정도 남은 국공채(국민주택채권) 등에 주로 운용된다. 신탁 만기시 분리과세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하고자 하는 자산가나 자영업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달러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에 운용되는 경우에는 신탁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절세 방안으로 활용 가능하다. 다만 달러화표시 채권에 자금이 운용되므로 달러화표시 해외뮤추얼펀드 투자 방식처럼 선물환계약을 수반하게 된다.

신탁 운용에 따른 신탁보수는 수익금에서 차감되는데 운용자산의 약 0.15% 수준이다.

어떤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상품인가?

필자의 상담 경험에서 보았듯이 특정금전신탁 상품은 원금 보전이 필요한 노후 자금이나 전세보증금 굴리기, 또는 중·단기 자금운용에 적절하다.

수익면에서는 주식형 상품보다는 투자 위험이 적으면서 정기예금 이자율보다는 높은 기대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적절한 상품이다. 때문에 정기예금과 같은 확정금리나 원금보전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서 대체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편입되는 자산에 따라 만기가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을 중요시하는 보수형 투자자나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기 국채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을 편입하는 신탁이라면 채권의 종류에 따라 분리과세나 비과세(굳이 따지자면 이자소득에 농어촌특별세가 과세된다. 하지만 소득세에 비해 미미한데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로 분류된다)를 선택할 수 있어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염려해야 하는 자산가나 자영업자들에게 적절한 금융자산 배분 수단이 될 수 있다.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자에게 어떤 식으로 발행되나?

특정금전신탁은 운용자산이 달라도 모두 특정금전신탁 증서로 투자자에게 교부된다. 특정금전신탁계약서는 일반 예금 신규와는 달리 은행과 체결한다. 투자자가 은행에게 계약서상 운용자산을 지시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특정금전신탁에 투자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살펴 보았듯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자가 실제 운용 지시한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과 동일하게 때문에 투자 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투자 위험이 고객에게 전가된다. 그러므로 원금 및 이익이 보전되지 않은 것은 물론,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편입된 자산이 부도가 날 경우 편입된 기업어음, 채권 등을 현물로 돌려 받고 원금을 수령 받지 못한 채 신탁이 해지될 수도 있다.

권유하는 은행원의 말을 대충 듣지만 말고 편입된 자산이나 채권 발행 회사의 신용등급 등을 사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황창규 하나은행 대치역지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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