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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女직원 23% 불과…아모레퍼시픽, 75%로 1위

신중섭 기자I 2021.09.02 11:00:00

CXO연구소, 국내 주요 43개 기업 분석
女직원 10명 중 3명은 과장급 이상 직위 보유
KT, 女직원 중 관리자급만 70% 육박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4명 중 1명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090430)으로 여직원 비율이 70%를 상회했다. 여성 직원 중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KT(030200)로 무려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CXO연구소)
아모레퍼시픽, 여성 비중 74.8%로 1위

한국CXO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의 ‘2020년 기준 국내 주요기업 여성직원 인원 및 여성 관리자급 현황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보고서 등을 제출한 100여 곳 중 여성 직원 인원과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여직원 숫자 등을 명시한 43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40여 곳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수는 35만 500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여직원은 8만2000여 명으로 23.2% 가량을 차지했다.

조사 대상 기업 40여 곳 중 절반이 넘는 24곳은 여직원 비중이 20% 미만이었다. 이중 전체 임직원 수가 1만 명이 넘으면서 여성 인력 비중이 10% 미만인 회사 중에는 현대차(5.6%)와 기아(3.9%)도 속했다. 현대차(005380)의 국내 전체 임직원 7만 2000명 중 여직원은 4000명 정도였으며 기아 역시 3만 5000명 넘는 직원 중 여성 인력은 1400명 미만이었다.

국내 고용 1위 기업 삼성전자(005930)의 여직원 비중은 25% 내외로 다소 높았다. 다만 지난 2010년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여성 인력 비중은 33%로 전체 임직원 3명 중 1명꼴이었으나 10년 후인 2020년에는 4명 중 1명꼴인 25.9%로 떨어졌다. 2017년 이후 여직원 인원이 증가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3개년 국내외 전체 임직원 수를 놓고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했다. 2018~2020년 3년 동안 삼성전자의 국내외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18년 43% △2019년 40.2% △2020년 37.3% 순으로 다소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절반을 넘는 기업은 6곳으로 나타났다. 여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수는 1만800명 가운데 여성 비중은 무려 74.8%(8117명)를 차지했다. CXO연구소는 화장품 전문 업체라는 특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나은행도 1만 2000명이 넘는 직원 중 여성은 7300여 명으로 60.5%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외 △SK매직(56.4%) △기업은행(54.5%) △미래에셋생명(51.4%) △우리은행(50%) 등도 여성 인력 비중 50% 이상되는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여직원 비중이 30%를 넘는 곳으로는 △대한항공(003490)(44.6%) △신한금융그룹(44.4%) △SK바이오팜(326030)(44.3%) △삼성화재(000810)(44.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9.3%) △SK네트웍스(001740)(35.7%) 등이 포함됐다.

KT, 여성 직원 68.9%가 관리자급

여성 직원 중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직위에 해당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만 2700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여성은 17.8%(4036명)에 해당했다.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만 놓고 보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전체 여성 직원 중 68.9%인 2700여 명이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급 인원 중 6.7%(186명)는 부장·임원과 같은 상위관리자급에 해당됐다.

하나은행도 7300명이 넘는 여직원 중 관리직에 해당하는 비중이 60%를 상회했다. SK(주) 역시 지난해 900명 정도 되는 여직원 중 관리자급 인원은 470여 명으로 52.1%로 조사됐다. 이 밖에 여성 직원 중 관리자급이 30%가 넘는 기업에는 △우리은행(47.4%) △신한금융그룹(45.3%) △효성(004800)(39.8%) △금호석유화학(39.2%) △SK머티리얼즈(036490)(34.7%) △S-Oil(33.6%) △효성중공업(298040)(31%)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모집단을 전체 관리자급 인원으로 바꿔 살펴보더라도 여성 관리자급 비율이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남녀 전체 1만 명이 넘는 관리자급 중 여성 비율은 44.1%나 됐고, 우리은행 역시 40.7%로 높은 편에 속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9.5%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 소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여성 임원이 증가하려면 신규 채용 때 여성 인력 비중을 높여 전체 여직원 수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며 “특히 남녀 관리자급 인원과 비율 현황 등은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도 공통 기재하도록 제도를 보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기업 중 상당수는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다”며 “고교생 여학생 중 이공계열 학과로 진학하는 비중이 높아져야 대기업 등에서도 능력있는 이공계열 출신 여성을 더 많이 선발하고 차후에 임원이나 CEO까지 오르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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