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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송출중단]KBS2 못본다..다음은 MBC, SBS

정병묵 기자I 2012.01.16 15:29:18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6일 오후 3시, 전국 케이블TV에서 고화질(HD)는 물론 아날로그(SD)까지  KBS2 채널이 `암전` 화면으로 방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상파와 재송신 단가 협상을 두고 오랜 마찰을 겪어온 케이블TV업계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전국적인 유선방송망을 갖춘 5대 종합유선방송사(MSO)중 씨앤엠을 제외한 4개 MSO가 KBS2 송출을 중단했으며 케이블TV협회 소속 90여개 지역 방송사업자(SO)들도 줄이어 송출을 중단하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와 양천방송을 소유한 씨앤엠은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반대로 HD는 전면 중단했으나 SD는 광고방송만 중단했다.

케이블TV업계는 공영방송인 KBS가 지상파 유료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KBS2를 우선 차단했다.

이와 관련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6일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에 따라 지상파에 지급해야 할 간접강제 이행금이 최근 100억원대로 늘어나며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KBS2부터 중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유료방송 시청가구의 3분의 2가 넘는 약 1495만 케이블TV 시청가구가 KBS2를 볼 수 없게 된다. 케이블TV업계는 MBC와 SBS도 송출 중단을 검토중이다. 

▲ 16일 오후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지상파 유료화 반대 서명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동수 CMB 대전방송 대표, 최정우 씨앤앰 전무, 최종삼 케이블협회 사무총장, 홍명호 협회 정책국장.


최종삼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은 "논의에 접점이 없으면 추후 MBC HD, SD 방송을 중단하고 전 지상파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지상파 재송신료 산정을 두고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최근까지 지상파는 케이블로부터 신규 `가입자당 과금(CPS)` 월 280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케이블은 100원선에서 합의를 보려 했으나 전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케이블TV는 지난해 11월 전국 770만 시청 가구를 대상으로 지상파 3사 HD 방송을 중단한 바 있지만 8일만에 재개했다. 이후 재협상에 들어갔지만 해를 넘기도록 의견 접점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법원이 CJ헬로비전에 지상파 방송을 계속 내보낼 시 하루 5000만원(3사 1억5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한 판결 간접강제 집행금이 날로 쌓여가자 극단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지상파 측은 초유의 SD, HD 동시 송출 중단 사태를 맞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법원의 시정명령을 맏은 CJ헬로비전외에 M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지역 SO들이 일시에 특정 채널의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BS(034120)의 지상파 재송신 분쟁조정 담당자는 "12월 방통위가 낸 시정명령 예고조치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방송 중단을 해도 되지만 다른 MSO는 방송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며 "케이블 측의 행동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CJ헬로비전과 같은 금액을 두고 5대 MSO도 지상파와 협상하고 있기 때문에 CJ헬로비전의 문제가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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