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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경쟁력"…특허출원 임시명세서 제도 기업들 선호

박진환 기자I 2020.11.24 10:02:42

제도 도입 7개월만 특허·실용신안 출원 2534건 달해
전기통신·데이터처리·의료 등 신기술 분야서 활용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특허 출원 시 임시 명세서를 제출할 수 있는 제도가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 명세서는 특허 받으려는 기술내용을 기재한 서류인 명세서를 정해진 출원서식에 따르지 않고, 연구개발 후 논문이나 연구노트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성해 제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올해 3월 30일부터 시행 중이다.

임시명세서 제도 시행 전에는 특허출원 시 명세서를 규정된 서식에 따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논문 등 연구결과를 재작성하기 위해 시간이 소요되는 등 신속한 출원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표준기술의 특허 확보가 중요한 전자·통신기술 업계에서는 국제 표준화 회의가 이뤄지는 동안에 실시간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신속한 출원 전략이 필요한데도 명세서 작성에 노력을 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컸다.

이에 특허청은 지난 3월 30일 특허법·실용신안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특허 및 실용신안을 출원할 때 임시 명세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임시 명세서 제도 시행 후 올해 10월까지 이 제도를 이용·제출한 특허·실용신안 출원은 모두 2534건으로 월 평균 360여건이 제출됐다.

임시 명세서를 많이 이용하는 기술분야는 전기통신 기술(21%), 전산·데이터처리 기술(14%), 의료 기술(9%) 등으로 집계됐다.

출원인별로는 대기업(39%)이 중견·중소기업(30%) 및 개인(20%)에 비해 더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올해 1~9월 출원된 전체 특허·실용신안은 15만 8725건이다.

이 중 중견·중소기업 출원(24%) 및 개인 출원(21%)이 대기업의 출원(17%)보다 더 많은 것에 비하면 대기업이 임시 명세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경우 외국어로 된 기술자료를 그대로 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시 명세서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 제출한 임시 명세서(979건) 중 외국어로 된 임시 명세서는 53%(514건)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특허 출원 시 외국어로 작성된 명세서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임시 명세서 제도를 이용하면 외국어로 작성한 발표 자료나 논문도 그대로 제출할 수 있어 연구개발(R&D)을 많이 하는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매우 간편하게 특허출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종주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속도의 경제가 강조되는 디지털 사회에서는 작은 속도 차이로 인해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며 “특허의 경우 출원 전에 동일한 기술이 다른 사람을 통해 공개되면 특허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특허출원을 빨리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특허를 출원하는 데에 임시 명세서 제도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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