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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거스 디턴 "빈부격차 심화, 한국만 겪는 문제 아니다"

김혜미 기자I 2015.10.13 11:32:57
[프린스턴(뉴저지)=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한국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지만, 빈부격차 심화는 사실 유럽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반길만 합니다.”

12일(현지시간) 2015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앵거스 디턴(69) 교수는 프린스턴대 알렉산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평등 문제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보다 일찌감치 빈곤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 온 디턴 교수는 앞서 ‘위대한 탈출’이라는 저서를 통해 소득 불평등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턴 교수는 불평등의 정도에 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불평등이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으며 현재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불평등이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한 요인이며 정치와 민주주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디턴 교수는 빈곤과 맞서기 위한 헬스케어 역할에 대해 정부의 역량을 강조했다. 백신이나 깨끗한 물 공급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제 3의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헬스케어가 정말 어려운 문제라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움직임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턴 교수는 별다른 특권이 없었던 자신의 배경이 연구에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 대학 졸업 이후에도 몇년간 그리 넉넉한 삶을 살지 못했다며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불평등과 경제성장 둔화가 미국 중년층의 사망률 급증과 어떤 연계가 있는지를 연구 중이라며 노벨상 수상 이후에도 이에 대한 연구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턴 교수는 부유하지 못했던 자신의 배경이 연구에 값진 경험이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는 등 중간중간 농담을 던지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회견장에는 교직원 300여명과 교수, 학생, 취재진들이 몰렸으며 회견 직후 리셉션에는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심스 교수와 1995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에릭 위샤우스 교수가 참석해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12일(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알렉산더홀에서 열린 앵거스 디턴 교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 관련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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