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0년간 는 건 알바급 일자리‥유럽 '하청 공장' 전락한 英

송이라 기자I 2015.01.20 11:13:30

옥스포드大 연구결과
"고용탄력성 높아졌지만 일자리 질 하락"
저숙련 고용 비용낮고 노조 힘 약한 탓

사진=블룸버그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지난 10여년 간 영국에서 가게점원과 같이 저(低)숙련 일자리만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기업 고위임원 같은 고숙련 전문직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연구결과를 인용, 1996년부터 2008년 사이 영국의 고용탄력성은 높아졌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노동생산성은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알바’ 같은 생산성 낮은 일자리만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영국이 “유럽의 하청공장(jobs factory of Europe)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대부분은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반대로 사업주들은 고숙련 인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빗댔다.

실제 옥스포드대학교 연구진은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 근로자들의 급여 수준과 숙련도, 생산성을 토대로 장기 일자리 패턴을 분석한 결과 ‘모래시계’와 같은 분포를 띄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양극화됐다는 뜻이다. 기술발달과 세계화가 진행된 결과다. 비서나 기계공과 같은 중(中) 숙련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가게점원을 포함한 저숙련일자리나 기업 고위임원 같은 고숙련 일자리는 늘었다. 특히 영국에서 이 기간 사라진 10개의 중간수준 일자리는 절반씩 고숙련과 저숙련 일자리로 대체됐다.

반면 아일랜드는 고숙련 일자리 저숙련 일자리 대체비율이 8:2, 독일과 프랑스 7:3 수준을 보였다.

이번 연구의 저자인 크레이크 홈즈는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에 견줘 중숙련도 일자리가 저숙련 일자리로 더 많이 대체되고 있다”며 “저숙련 근로자를 채용하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다른 유럽과 비교해 고용이 유연화돼 근로자를 더 쉽게 고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데다, 최저임금이 낮은 편이다. 그는 또 “덴마크처럼 노동조합이 발달한 나라에서 고숙련 일자리 성장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리 호플리 영국 제조업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년간 영국 내 제조업의 비중이 줄어든 구조적인 변화도 고숙련도 일자리의 부진한 성장을 설명해준다”며 “제조업은 점점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데 영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줄었다”고 말했다.

그래프=FT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