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코스피 시장이 무려 8일만에 반등했다. 오름폭이 2포인트에도 채 못미쳤지만 오래간만에 가파른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을 둘러싼 악조건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시장 휴장을 틈타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상하지 지수가 장마감 무렵 3.8%나 치솟았고, 일본과 대만, 홍콩 등 여타 주요 증시에도 온기가 돌았다.
중국 시장에서는 오랜만에 은행주들이 반등을 시도했고, 일본 증시의 경우 13일만에 오름세로 반전해 아시아 증시 전반이 오랜 조정 끝에 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코스피는 강보합에서 오름세가 제한되며 반등 탄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외국인이 장막판까지 매물을 늘리며 21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고, 개인도 매도 기조를 지속했다.
특히 프로그램 순매수가 6000억원 이상 유입돼 기관이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사실상 매도에 그쳤다. 오히려 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급증하고 있어 또다른 부담으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시간외 거래에서 유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40달러를 웃돈 점도 부담이었다. 주말 사이 발표된 초고유가 대책 등도 심리를 위축시켰다. 국내외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 역시 반등세를 제한했다는 평가다.
7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8포인트, 0.11% 오른 1579.72를 기록했다. 한때 1560선 초반까지 밀리며 종가기준으로 연중저점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장중 노크에 그쳤다.
외국인이 1180억원, 개인이 155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2916억원을 순수하게 샀다. 다만, 프로그램 순매수가 6072억원이 유입돼 현물시장에서 기관의 포지션도 사실상 매도였다. 이날 외국인의 경우 21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총 6조2838억원의 누적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형주들의 장중 반등이 돋보였다. 은행주가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고, 전기전자도 0.18% 오름세로 마감했다. 전기가스와 통신, 철강금속이 장중 내내 견조한 가운데 운수장비, 제조업 등도 소폭 오름세를 탔다. 반면, 보험이 4% 이상 급락하고, 건설업종도 2% 이상 밀렸으며 운수창고와 증권 등도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POSCO(005490)가 2% 가까이 오르고, 국민은행(060000)과 신한지주도 오름세를 탔지만 삼성전자는 약보합세를, 현대차도 1%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066570)는 4% 이상 급등세를 탔고, LG디스플레이도 소폭 상승하며 업종내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한국전력(015760)과 SK텔레콤(017670)도 나란히 2% 이상 올라 경기방어주의 면모를 과시했다. KT와 KT&G 등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이 보합에 머문 반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2% 이상 올라 조선주드도 대부분 반등을 시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에 이어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무려 9거래일만에 올라 실적개선 기대와 낙폭과대가 부각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오름폭이 제한된 가운데 일부 실적개선 기대 종목들은 시세를 분출하기도 했다. LG화학(051910)이 5% 이상 올랐고, 금호산업도 실적 기대감 전망으로 건설업종 부진 속에서도 2% 강세를 시현했다. 규제완화 기대와 함께 실적 모멘텀도 보유한 SBS도 이날 3% 이상 급등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 우려로 급락했던 STX그룹주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STX와 STX조선이 4% 이상, STX엔지도 3%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고유가 악재로 어닝쇼크가 예상된 항공주들의 고전은 지속됐다. 아시아나항공은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타면서 3% 이상 빠졌고 대한항공(003490)도 9거래일 연속 약세를 지속, 52주 신고가를 모두 경신했다.
대우건설이 7일 연속, 대림산업이 약세를 기록하는 등 여타 건설주들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밖에 대규모 통화옵션 손실을 입은 모나미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이날 상승 종목은 14개의 상한기를 비롯, 총 307개였다. 하락 종목은 하한가 3개와 함께 480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2억4445만주, 거래대금은 4조519억원으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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