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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주장 정면 반박 산은…“확약 미이행 890억 즉시 지원해야”

최정훈 기자I 2024.01.05 11:31:46

산업은행, 태영그룹 주장에 대한 채권자 입장 발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티와이홀딩스 채무 변제 사용 비판
“워크아웃 원칙·절차 이해 못 해…티와이홀딩스 이익일 뿐”
“워크아웃 개시 어렵다 판단…확약 미이행 890억 즉시 지원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태영그룹의 자구안 이행이 불성실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고,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의 채무를 갚은 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5일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관한 채권자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대주주의 책임 있는 부족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전날인 4일 태영그룹의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의 보도자료에 대한 채권자들의 입장이 담겼다. 티와이홀딩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 잔액 259억원이 전날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전했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된데 이어 나머지 259억원이 전날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마저 지원됐다.

티와이홀딩스는 이 가운데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에 대해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서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면서 “자구계획 내용대로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산은은 “주채권은행은 당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세금 등을 제외한 2062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할 것을 수 차례 요청하였으나, 태영그룹은 윤재연 블루원 대표(윤세영 회장의 차녀)는 경영 책임이 없다는 사유로 해당분 513억원을 지원할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다”며 “티와이홀딩스(1133억원)와 윤석민 태영 회장(416억원)이 수취한 대금인 154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에 따르면 당초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일인 지난해 28일 1133억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하는 이사회 결의를 하고 공시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9일 400억원과 지난 3일 259억원만 대여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은 4일 보도자료에서 티와이홀딩스가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원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태영그룹의 이러한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에서 양윤석 티와이홀딩스 전무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은은 태영그룹이 주장한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 이유에 대해서도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산은은 “태영건설의 금융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는 태영건설 금융채권자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티와이홀딩스가 당초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자금으로 연대보증채무를 상환해 티와이홀딩스의 리스크를 경감하는 것은 티와이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나아가 태영건설의 채권자를 포함하여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준으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산은은 “태영그룹이 당초 확약한 1549억원이 아닌 659억원만 지원해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 중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책임있는 부족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 앞 지원 완료하였다는 주장은 워크아웃의 취지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족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며 “채권자들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바와 같이 아직 태영건설 앞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즉시 지원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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