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EU FTA 10년, 자동차·배터리·화학 혜택

경계영 기자I 2021.06.30 11:00:00

무역협회, 한-EU FTA 성과 분석
수출 2010년 33억→2019년 84억달러
"EU의 공급망 재편, 우리 기업에 기회"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발효 10년을 맞은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자동차와 배터리(이차전지), 화학제품, 일부 농수산식품 등에서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EU와 가장 먼저 FTA를 발효하면서 경쟁국에 비해 EU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발표한 ‘한-EU FTA 10주년 성과와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1년 7월1일 EU와의 FTA를 발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는 EU의 수입관세 철폐로 수출 규모가 2019년 84억달러로 2010년 33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내연기관 차량은 현지 생산이 늘며 2017년 이후 수출이 줄고 있긴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수출이 2017년 2억달러에서 2020년 46억달러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페되며 다른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조건에서 수출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화학제품 수출은 2010년 12억달러에서 2020년 71억달러로 연평균 19.2%씩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의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소재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농수산물의 경우 EU에서 수입하는 규모가 더 크긴 하지만 수출 규모가 2020년 4억5000만달러로 FTA 발효 전보다 125% 늘었다. 참치와 버섯, 김치, 김, 음료 등이 FTA 관세 혜택에 힘입어 수출을 늘렸다.

소재·부품·장비 수입처도 다양해졌다. 2010년 한국의 소재 수입 비중은 일본 32.6%, EU 10.1%였지만 2020년 일본 20.8%, EU 13.6% 등으로 수입처가 다변화했다.

연구원은 한-EU FTA 발효로 EU의 프리미엄 소비재가 우리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우리 기업이 외려 기술과 품질, 디자인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EU로부터 자동차 수입이 증가한 이후 국산 신차 모델 수가 늘었고 가전도 중국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전환을 진행할 수 있었다.

홍정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EU가 환경·인권 기준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공급망을 재편하는 흐름은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이 EU와 FTA를 체결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은 발효 10년차에 이르러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한-EU FTA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역협회는 한-EU FTA 발효 10주년을 기념해 1일 오후 4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전망을 공유하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