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난 7월부터 팔려고 내놨던 인디맥 뱅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 일단의 투자자들 손에 넘어갔다.
신용위기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무너지고 있는 은행권에 돈을 넣어줄 수 있는 주체로 정부(구제금융)가 아니면 여유있는 스마트 머니가 주도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번 매각으로 특히 사모펀드들의 은행 인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모펀드 인디맥 인수..사모펀드 은행인수 본격화할 듯
골드만삭스 그룹 파트너 출신이 만든 사모펀드 듄 캐피탈 매니지먼트 , J.C. 플라워즈 & Co., 그리고 헤지펀드 업계 거물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 & Co., 정보기술(IT) 업계 대부 마이클 델의 MSD 캐피탈,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FM) 등이 인디맥 인수의 주인공들.
모기지 자산 손실의 20%를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이 책임지고, 나머지 손실은 FDIC가 분담하게 된다. FDIC는 인디맥 파산 손실을 94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어 인수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파산 은행들의 자산 매각이 어려워지자 FDIC는 지난 해 말 통화감독청(OCC),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등은 사모펀드들에게도 은행 매입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에따라 업계에선 사모 투자자들의 부실 금융사 인수는 인디맥 매각을 계기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텍사스의 거부로 사모펀드를 운용중인 제럴드 포드(64)가 은행 매입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축대부조합(S&L) 사태 때에도 부실 S&L을 사들였던 인물.
그러나 실패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곳은 사모펀드 TPG. TPG는 워싱턴 뮤추얼에 투자했다가 회사가 파산하면서 결국 135억달러의 손실만 입었다. 국부펀드 아부다비 투자청(ADIA)는 씨티그룹에 75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씨티 주가는 이후 75%나 급락했다.
◇ 인디맥 이끌 스티브 미누친은 누구
매각이 이뤄지게 된 인디맥의 경영은 올해 46세인 스티브 미누친(Steve Mnuchin)이 맡게 된다. 그는 13억달러가 투입되는 인디맥 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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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3년 예일대 시절 룸메이트였고 골드만삭스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에디 램퍼트(Eddie Lampert)의 헤지펀드 업체 ESL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골드만삭스 시절 램퍼트는 로버트 루빈이 이끄는 리스크 아비트리지(Risk-arbitrage) 부문에서, 미누친은 채권과 외환, 상품, 모기지 등의 부문에서 근무했다.
램퍼트는 망해가던 유통업체 K마트에 투자한 뒤 미누친을 이사로 앉혀 결국 살려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미누친은 소로스가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SFM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도 수 개월 근무하며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대출 업무를 맡았다.
이후 그는 골드만삭스 동료였던 다니엘 나이디치가 세운 듄 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듄 캐피탈은 처음 나이디치의 전문 분야인 부동산 투자에 중점을 뒀다. 미누친은 듄 캐피탈의 업무가 확장되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관심을 돌려 영화 펀딩 등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출신인 메릴린치의 존 테인 CEO는 지난 해 여름 자산담보부증권(CDO)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미누친에게 매각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릴린치는 결국 약 310억달러 규모의 CDO를 다른 사모펀드 론스타에 장부 가격의 20%밖에 안되는 헐값에 매각했다. 관련기사 ☞ 메릴린치, 고양이 목에 방울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