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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 맞이에 분주…자금성 연회 준비에 대북 특사도 연기

김인경 기자I 2017.11.06 10:33:33

美도 강경 반중국 인사 나바로 순방 명단서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중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맞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홍콩 밍바오 등에 따르면 베이징 고궁박물원은 ‘중요한 행사로’ 이달 8일 하루 휴관을 할 예정이다. 이는 8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금성을 참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밍바오는 특히 청나라 건륭제가 차를 마시며 독서실로 쓰던 자금성 남서쪽의 삼희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차를 마시며 우의를 다지는 일정이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와 더불어 자금성 내 건복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연회를 열 전망이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채 외교 인사들만 찾는 건복궁은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접대한 이후 10년 동안 미국 측 인사가 들른 적이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방중 당시 자금성을 방문했지만 건복궁에는 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문 당시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중국 정부가 더 신경 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대북 특사 파견 역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초까지 전세계 30여개국에 특사를 파견해 지난달 개최한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에 대북 특사를 파견하면 미국이 불편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유로 대북 특사 파견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대대적인 환영을 예고한 바 있다. 장쩌광 외교부 부부장은 미중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이 열린 3일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친절하고 세심한 환대를 할 것”이라고 밝혔고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도 “시 주석 내외가 지난 4월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환대했던 것 처럼 중국 역시 세심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역시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을 아시아 순방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온건한’ 대중 외교를 예고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나바로가 트럼프 경제팀에서 제외됐으며 영향력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중국에 의한 죽음:용과의 대결(Death by China: Confronting The Dragon’이라는 책을 쓴 대표적인 반중국 성향의 경제 고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을 거쳐 오는 8일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을 한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함께 무역 불균형 해소,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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