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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음식e야기]차례상의 유래와 의미는?

김용운 기자I 2017.10.02 18:56:30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
차례는 기제사와 묘제와 다른 의례
중국에서 차(茶)올리던 재례에서 유래했지만 차 올리지 않아

안동 하회마을 풍산류씨 충효당에 차려진 차례상(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었다. 한가위를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 부르는 이유는 한해 동안 키운 오곡백과와 온갖 음식을 정성스럽게 마련해 조상들에게 ‘차례’(茶禮)를 지내며 가족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했기 때문이다.

기제사가 조상의 사망한 날을 추모해 지내는 의례이고 묘제는 4대조 이상의 조상의 묘를 찾아 추모하는 의례라면 차례는 조상에게 달과 계절, 해가 바뀌고 찾아왔음을 알림과 동시에 음식을 올리는 의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차례에 모셔지는 조상은 불천위(不遷位:나라에 공훈이 많아 사당에 모셔 영원히 제사를 받들도록 허락한 분의 위패)와 함께 4대 조상에 한한다. 차례의 유래는 차(茶)를 올리는 절차를 내포한 중국의 제사형식에서 유래했지만 국내에서는 차를 올리는 예식을 제외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17세기 후반 조선시대 제사와 차례등의 예법을 기록한 이재의 ‘사례편람’(四禮便覽)에서 “차는 본래 중국에서 사용된 것으로서, 우리 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례’의 절차에 나와 있는 설다(設茶)·점다(點茶:차를 끓여 올리는 것)와 같은 글귀는 모두 빼어버렸다”고 적혀 있다.

전통적으로 차례상에는 탕병(湯餠:떡국),약반(藥飯:약밥)·애병(艾餠:쑥떡)·각서(角黍:줄풀잎으로 찹쌀을 싸서 송편같이 만든 떡)·증병(蒸餠:시루떡)·수단(水團:경단)·상화(霜花:기장떡)·조율고(棗栗羔:대추와 밤을 섞어 찐 백설기)·나복고(蘿蔔羔:무시루떡)·전약(煎藥)·엽육(獵肉:사슴·돼지·꿩·기러기 등 들에서 사냥한 고기) 등을 올렸다.

문헌 등에 나온 차례의 관행을 보면 남부지방의 벼재배지역에서는 설과 추석이 중요한 명절로 인식되어 이 날 차례를 올리는 것이 관례화되었지만 북부지방처럼 밭작물 재배지역에서는 추석의 차례가 유명무실한 편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어 물산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추석이 전국적인 명절로 확산되자 차례를 지내는 풍습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대되었다. 차례는 대부분의 지방에서 낮에 지내며 가까운 부계친족끼리 모여서 지내되 종가에서부터 차례대로 지낸다.

한편 차례상에는 음식별로 놓는 위치가 정해져 있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생선은 동쪽에,육류는 서쪽으로 가게 한다.

△좌포우혜(左脯右醯) 좌측에는 포, 우측에는 식혜를 놓는다.

△동두서미(東頭西尾) 생선의 머리가 동쪽으로 꼬리가 서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 과일은 동쪽, 흰색은 서쪽으로 놓는다.

△조율이시(棗栗梨枾) 좌측부터 조(대추), 율(밤), 이(배), 시(곶감)의 순서로 진설하고 다음에 호두 혹은 망과류(넝쿨과일)을 쓰며 끝으로 조과류(다식,산자, 약과)를 진설한다. (조율시이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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