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럼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기존 집을 매도하지 못한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심리도 얼어붙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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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 사람 확 줄어…기존 주택 못 팔아 입주 못해
17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아파트 입주전망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한 82.3%로 나타났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 주택매각 지연(41.2%), 세입자 미확보(33.3%), 잔금대출 미확보(25.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주택매각 지연 사유가 지난달보다 9.7%포인트 증가했다.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72.6에서 68.3으로 4.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7.9포인트(78.9→71.0), 광역시는 0.2포인트(69.0→68.8), 기타지역은 6.1포인트(73.0→66.9)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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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0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4로 지난주(86.8)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매수)와 공급(매도)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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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H공인중개사 대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집주인들의 문의가 확실히 많아진 건 사실인데 매수하겠단 사람이 없다”며 “집값이 조정받는 시기라는 것을 다들 알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금액을 낮춰 조정해야 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다주택자 등이 내놓은 매물이 쌓여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잘 안 된다”며 “시세보다 4000만∼5000만원 이상 낮춘 급매물에도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매물에도 신중해진 주택 구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인상도 가팔라졌고 경기둔화 등 외적 변수와 함께 집값 고점 인식도 커졌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다중채무형’ 주택담보대출자의 금융리스크가 커지면서 주택 구매 자체가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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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는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면 급매물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추가 조정될 것”이라며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기란 어려운 문제로 거래 관망 속에서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집값 하락은 지속할 것”이라며 “모험적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거래절벽이 예상되고 앞으로 1년간 주택시장은 금리가 최대변수로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돼야 주택가격 하락도 진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