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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마트 가격인상 제동에 유업계 울상

이승현 기자I 2013.09.12 11:59:44

인상시기 추석 연후 직후 유력, 폭은 의견 엇갈려
유업계 “하나로마트 과도한 시장 개입한다” 불만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우유가 지난달 30일부터 우윳값을 ℓ당 220원 올린 후 10일이 넘도록 매일유업(005990)남양유업(003920)이 우윳값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 인상의 열쇠를 쥔 하나로마트와 업체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일과 남양은 하나로마트와 우윳값 인상 시기와 폭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애초 유업체들은 대형마트와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가 하나로마트의 반대로 가격 인상이 무산되면서 하나로마트가 가격인상의 열쇠를 쥐게 됐다. 서울우유 역시 하나로마트와 협상을 통해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유업체들은 서울우유가 가격을 올린 다음 9월들어 서울우유와 같이 220원을 인상한다는 계획이었다. 각 업체는 이 같은 인상안을 갖고 협상에 들어가지만, 하나로마트가 220원 인상은 과도하다고 완강하게 버티면서 협상이 결렸됐다. 그러나 인상시기는 추석이 후 올린다는데는 어느 정도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상 폭이다. 유업체들과 달리 하나로마트 측은 170~200원선에서 가격을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우유의 우윳값이 ℓ당 2300원이었던데 비해 매일과 남양은 2350원으로 50원이 더 비싸 이를 감안해서 인상 폭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하나로마트의 논리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이미 50원이 비쌌던 매일과 남양이 서울우유와 같은 폭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매일과 남양이 제시한 가격과 차이가 나면서 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유업체들은 인상 폭을 더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업계는 “하나로마트가 우윳값 인상에 대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이유로 너무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려 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A 유업체 관계자는 “지난 2011년에 우윳값을 인상할 때 하나로마트가 서울우유의 가격을 2350원에서 2300원으로 낮추는 역할을 해 정부로부터 ‘소비자물가 인상 억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에도 이런 공명심에서 무리하게 협상을 연장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B업체 관계자는 “매일 적자가 쌓여가는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을 감안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마무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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