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만 따선 명문대 못간다’…체육특기자전형에 내신·출결 반영

신하영 기자I 2020.12.11 10:30:00

체육특기자 선발 시 내신·출결 반영 추진
대회·훈련참가 위한 결석허용도 축소키로
최저학력기준 미달하면 경기 출전도 제한
학생선수 폭력피해 조사 年 1회 정례화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현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가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체육특기자 선발 시 교과성적과 출결사항이 반영된다. 앞으로는 경기대회 입상실적만으론 명문대 진학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학생선수 인권보호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11일 인천시 부평구 인천외고에서 열린 ‘Untact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이 축구시합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뉴시스)
학생선수 운동·학업 병행 추진

학생선수 인권보호 강화방안은 학생선수들이 운동·학업을 균형 있게 병행토록 하는 게 골자다. 먼저 대회·훈련참가를 위한 결석 허용일수는 연차적으로 축소된다. 올해는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0일, 고교 40일 내에서 결석이 가능했지만 내년에는 △초등학교 10일 △중학교 15일 △고교 30일로 축소된다. 또 학생선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학기 중 열리는 경기대회의 주말 전환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진 학생선수가 참가하는 전체 대회 중 51%만 평일에 열렸지만, 2022년까진 이를 43%까지 낮출 계획이다.

학생선수들의 학습 지원도 강화한다. 앞으로는 최저학력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경기대회 참가가 제한된다. 학교체육지도자도 선수 개개인의 학력을 신경 쓰도록 한 조치다. 현재 국회에는 이런 내용의 학교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기초학력 부족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도입한 이-스쿨(e-school)에는 올해 5만211명의 학생선수가 참여했다.

특히 고입·대입 체육특기자 선발전형에선 앞으로 교과성적과 출결사항이 반영된다. 경기대회 입상실적만으로는 명문고·명문대 진학이 어렵도록 만들겠다는 것. 교육부는 현 중3 학생들이 대학에 가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체육특기자 선발에서도 교과성적·출결사항을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 성적, 출결, 경기실적, 실기고사 등 다양한 전형요소가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대입전형 기본사항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현 중3부터 대입 체육특기자 선발 개선

고입 체육특기자선발에서도 학생부 비중이 커진다. 2025학년도 고입부터 현행 30% 정도의 학생부 반영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생선수 인권보호책도 내놨다. 체육지도자 자격관리를 강화하고 징계양정기준을 수립한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체육지도자 자격을 갖춰야 하며 비위행위를 저지를 경우 자격을 취소·정지시키기로 했다. 징계이력을 감추고 다른 곳에서 지도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학생선수에 대한 폭력피해 조사는 정례화한다. 고 최숙현 선수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연 1회 이상 전체 학생선수 대상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 조사 결과 사안이 중대하거나 은폐의혹이 있는 경우 교육청·경찰 합동 조사 후 고발·징계 처분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초중고 학생선수 5만5425명을 대상으로 폭력피해 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선수 680명(1.2%)이 피해 사실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이를 통해 가해자 519명을 적발, 해임(5명)·직무정지(9명)·학대신고(16명)·경징계(33명) 등 310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완료했다.

앞으로는 학생선수 폭력 피해 신고를 통합관리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 즉시 분리 조치가 이뤄진다. 또 가해자가 피해자·신고자에게 보복을 가하는 경우엔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가중 처벌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운동만 잘하면 대학까지 진학이 가능하므로 학생선수들은 학업을 등한시하고 운동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학생선수가 운동과 학업의 균형 속에서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육특기자전형 개편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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