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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놀란 정부, 감염병 예산 늘리고 SOC로 성장률 올린다

조해영 기자I 2020.03.24 10:00:00

[2021예산안]감염병 대응·경제 살리기에 집중 투자
코로나쇼크에 올해 경제성장률 역성장 가능성
생활SOC 인프라 확충 등으로 경제성장률 마중물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서 감염병 대응과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전문병원을 설립 등에 예산을 투자해 대응체계를 갖추는 한편, 코로나쇼크로 침체에 빠진 경제성장률을 SOC 투자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분당제생병원 원장 포함 의료진, 환자 등 2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지난 18일 오후 의료진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이 24일 오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예산편성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매년 9월 예산안 국회 제출에 앞서 예산 편성 방향성을 담은 지침을 각 부처에 배포한다. 부처는 이 지침을 참고해 기재부에 예산요구서를 5월 29일까지 내야 한다.

◇“내년에도 적극재정”…감염병 대응에 예산 집중

기재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예산 증가율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하면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경제 전반이 얼어붙고 있어 나랏돈을 풀어 활력이 돌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20일 사전 브리핑에서 “서민경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예산은 내년 예산의 중점 투자항목의 하나로 꼽혔다. 감염병 전문병원과 인력을 확충하고 마스크 같은 보건 비축물자를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백신·치료제 연구개발(R&D)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7일 국회를 통과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경에도 감염병 대응을 위해 2조1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안 실장은 “감염병 등 재난 대응 역량을 높여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투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경제 역동성 회복 △미래 성장동력 확충 △사회안전망 보강에 내년도 예산을 집중하겠다고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데 재정을 투입한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국장)은 “새로운 유통 인프라를 소상공인이 흡수하고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강조했던 바이오·미래차·시스템반도체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주력 산업을 DNA(데이터·네트워크·AI) 기반 기술과 접목해 혁신성장에 속도를 낸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 노동자 등 취약계층과 청년·여성·40대 등 고용 취약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오른쪽)과 안도걸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이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올해 ‘역성장’ 가능성…SOC 마중물 붓는다

SOC 투자에도 방점을 찍는다. 이 역시 배경엔 코로나19가 있다.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동시에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올해 한국이 전년 대비 -0.6% ‘역성장’할 것으로 지난 23일 전망했다.

SOC 투자는 대표적인 경기부양책이다. 도로나 항만 같은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면서 성장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번 지침에서 경제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도시 광역교통망을 조기 구축하는 한편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같은 생활 SOC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재원 배분의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올해 SOC 관련 예산은 지난해(19조8000억원)보다 17.6% 늘어난 23조2000억원이 책정됐다. SOC 예산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던 지난 2015년 추경에 1조5000억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번 3월 추경에선 빠졌다. 올해 예산 증가율을 적용하면 내년 SOC 예산은 27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안 국장은 “올해부터 경기가 반등하며 내년부터는 경기에 대응하는 재정 소요가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올해에도) 굉장히 어려워지면서 경기 살리는 투자 요소까지 내년 예산편성에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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