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잠복기 상태인 소량의 바이러스도 신속히 검출해낼 수 있다면 전염병의 조기차단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내에서 이러한 고성능 바이러스 진단키트(검출기)를 개발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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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 중인 ‘3차원(3D) 나노-마이크로 하이브리드 구조체’는 바이오 유해물질에 대한 반응속도와 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실시간 탐지를 목표로 하는 기기이다. 이 구조체는 마이크로(1μm = 100만분의 1) 크기의 구조체와 나노 크기의 구조체를 결한한 형태이다.
기존 진단키트인 칩의 경우 평면이지만 3D 구조체는 적층(積層)이 가능해 유해물질과의 표면적이 매우 넓어져 감도를 높일 수 있다. 감도가 높아진만큼 기존에는 발견하지 못한 적은 양의 유해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 연구단은 궁극적으로 잠복기 상의 바이러스까지 잡아내는 게 목표이다.
연구단에서 이 구조체를 개발하는 홍승훈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검출기를 ‘휴대용’으로 개발하면 에볼라 의심환자에 대한 혈액검사를 통해 바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상태의 에볼라 감염자를 찾아내 격리 조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아울러 이 기기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을 포집하면 공항이나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서 호흡기 전염병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홍 교수는 다만 이 기기의 상용화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단은 이와 함께 바이오 유해물질의 신·변종 패턴을 분석해 돌연변이 가능성을 사전 예측한다. 그래야 유해물질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봉현 연구단장은 “연구단이 만들어지고 우연히 에볼라 사태가 터지면서 우리의 생각(전염병 조기검출을 통한 확산방지)이 맞다는 것을 확신했다”며 “완전한 상용화가 목표이다”고 강조했다.
9년간 총 1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연구단에는 현재 진단기기 회사와 제약회사가 각각 10곳, 병원 5곳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