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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계 순자산 317.8조↓…집값 하락에 사상 첫 감소

하상렬 기자I 2023.07.20 12:00:00

한국은행,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 공개
2021년 2000조 늘었는데…국부 증가액 5분의 1 토막
명목보유손익 74.2조↓, 외환위기 이후 첫 손실
가계 순자산 통계 집계 이래 첫 감소…가구당 5.4억→5.2억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작년 우리 국민들의 재산이 약 440조원 증가한 데 그쳤다. 직전 해 2000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가계 순자산이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업황 부진에 따른 집값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가구당 순자산 규모는 5억2000여만원으로 추정돼 2021년(5억4301만원) 대비 4.1% 줄었다.

자료=한국은행
직전해 역대 증가폭 보였는데…작년 2%에 그쳐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0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2경380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41조5000억원(2.2%) 늘었다. 2021년말 국민순자산은 1998조8000억원(11.1%)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지만, 1년 만에 크게 둔화된 것이다.

국민순자산 규모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와 비교해보면 약 9.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년(9.6배)에 비해 배율이 하락했다. 국민 순자산 증가율이 2.2%로 명목 GDP 증가율이 3.9%를 하회함에 따라 배율이 낮아졌다. 명목 GDP 대비 국민순자산 배율은 국부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한 비교로, 총생산으로 순자산 규모를 따라 잡으려면 9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계)의 순자산이 2008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순자산 증감액 기준 가계는 317조8000억원(-2.8%) 감소한 1경1237조원을 기록했다. 가계 순자산 증감율은 2019년까지 한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오다 2020년, 2021년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작년 감소 전환한 것이다.

가계 순자산이 감소 전환한 것은 주택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감소(-302조7000억원) 전환한 데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도 소폭 감소(-15조1000억원)한 영향이 컸다. 가계부문의 순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주택이 51.0%로 가장 컸고, 주택 이외 부동산 23.6%, 현금 및 예금 20.4% 순이었다.

가계 순자산을 추계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순자산도 감소했다. 작년 가구당 순자산 규모는 5억2071만원으로 2021년(5억4301만원)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 형태별로 나눠보면 전체 국민순자산 중 토지자산 등을 포함한 실물자산인 ‘비금융자산’과 주식, 현금 등 ‘금융자산’이 모두 늘었다. 금융자산(3.2%)이 부채(2.5%)보다 더 증가하면서 순금융자산이 1년 간 165조2000억원(20.3%) 증가한 977조5000억원을 기록, 2년째 증가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비금융자산은 작년말 기준 1경940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 비해 276조3000억원(1.4%) 늘었지만, 전년(1716억5000억원, 9.9%)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축소됐다. 비금융자산 중 건설자산 등의 생산자산은 885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조4000억원(4.7%) 증가했고, 토지자산 등을 포함한 비생산자산은 1경5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조1000억원(-1.1%)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명목보유손익 외환위기 이후 첫 감소

국민순자산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은 비거래요인에 해당하는 명목보유손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거래요인에 해당하는 자산 순취득이 작년말 275조5000억원으로 2021년(325조9000억원)에 비해 소폭 축소되는 데 그쳤지만, 2021년 1357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명목 보유손익이 작년말 74조3000억원 손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명목보유손익이 손실을 보인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140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명목보유손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작년 부동산 경기 하락 영향으로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이 한 탓이다. 이에 따라 작년말 건설자산 가격 상승률이 1.1%를 기록하며 전년(8.2%)에 비해 큰 폭 둔화됐고, 토지가격은 -2.2%로 전년(8.1%) 대비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토지자산 등을 포함한 실물자산인 비금융자산 가격 상승률은 -0.4%를 기록해 1998년(-4.1%)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장은 “작년 주택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주택 시가총액(6209조원)이 감소(342조8000억원, -5.2%) 전환하면서 토지와 건물 합계인 부동산 자산이 감소(34조9000억원, -0.2%)로 전환했다”며 “이에 따라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77.1%에서 작년 75.8%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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