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스크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수백만장의 마스크를 공적 판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일반 시민들의 마스크 구하기는 난항이다.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는 마스크는 4분 만에 준비한 상품이 모두 동났고, 약국에 공수된 마스크도 1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매진되고 있다. 출근길에 사용할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은 ‘마스크 유목민’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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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매장에서 만난 김세은(28)씨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나와 약국과 행복한백화점 등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나마 운이 좋아 2장을 구매했다”며 “어제도 행복한 백화점에서 줄을 서 마스크를 샀는데 오늘은 이만 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등 판매처를 떠도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서울 행복한백화점 앞은 벌써 며칠째 마스크를 사기 위한 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또 다른 공적 판매처인 약국 역시 마스크 물량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방문한 서울 종로5가의 한 약국에서는 문을 연 후 10분여 만에 마스크가 거의 동이 난 상황이었다. 취재를 한 뒤 약국을 나서는 기자에게 한 50대 남성이 다가와 돈을 건네며 마스크를 사줄 수 없냐고 묻기도 했다. 1인당 제한 수량(2장)이 있어 벌어지는 촌극이었다. 약사가 자신의 얼굴을 까먹을 수도 있다며 그 앞을 서성인 그는 10분 후 다시 2장을 추가 구매해 돌아갔다.
또 다른 약국에서는 정부에서 공급한다고 밝힌 공적 마스크가 들어오지 않자 따로 물건을 공수해 판매하기도 했다. 공적 마스크 가격보다 다소 비싸지만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시민들 입장에선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한 한 시민은 “요새 어딜가나 마스크가 품절인데 이렇게라도 사는 게 어디냐”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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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농협 하나로마트에 마스크를 구매하러 간 이소윤(26)씨는 “11시부터 마스크 3000장을 판매 한다기에 서둘러 왔는데 벌써 매진돼 구매하지 못했다”며 “당장 내일부터 용인에서 강남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을 해야 하는데 마스크가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목동 행복한백화점으로 마스크를 사러 온 안정례(60)씨는 “딸이 부천에서 건대가지 출퇴근하는데 마스크가 없어서 사러 왔다”며 “사람이 이렇게 북적여도 부천에서는 마스크를 살 수 없으니깐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행복한백화점에 혼자 온 강현수(15)군은 “곧 개강하는데 주면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드니깐 걱정돼서 미리 사러왔다”며 “지금도 한번만 쓰고 버리긴 아까워서 2~3일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