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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드스트림2' 관련기업 제재 코앞…美-獨 긴장감 커지나

정다슬 기자I 2019.05.22 09:50:31

美에너지부 장관 "노드스트림2 관련법안 의회 통과할 것"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기업도 제재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정부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가스관 건설사업이 ‘노드스트림2’에 참여하는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노드스트림2가 완공되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러시아는 물론, 유럽의 맹주인 독일도 강력 반발해 외교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드스트림2를 제재하는 법안이 조만간 미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장관은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던 차였다.

노드스트림2는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길이 1200km 가스관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러시아의 유럽 가스 수출량 4분의 1에 해당하는 연 550억평방미터의 가스를 운송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의 주도 하에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제재안을 러시아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기업에도 해당한다. 이미 이탈리아 엔지니어링회사 사이펨 등을 대상으로 자산 동결과 미국 도항 금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재가 실현될 경우, 유럽 국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미국은 노드스트림2가 가동할 경우,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중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갈등이 고조되자 가스관을 잠가버린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 한 행동이지만, 그 결과 에너지 상당량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이 함께 타격을 입었고,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은 파이프라인 건설에 나선 것이 바로 노드스트림2이다. 노드스트림2가 완공돼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서도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수출을 할 수 있게 되면 우크라이나로서는 약 30억달러에 달하는 가스 통행료 수입을 잃게 된다. 가뜩이나 경제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주요한 수입원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 차 유럽을 방문해 노드스트림2 사업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며 “우리는 독일을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는데 독일은 (에너지 수입을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달러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이미 사업이 상당수 진행됐다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노드스트림2는 2019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은 자신들의 비싼 가스를 유럽에 팔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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