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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펀드, 금융위기 비껴가긴 했는데…

이진철 기자I 2008.10.15 14:37:57

베트남펀드 수익률 반등..글로벌증시와 디커플링
금융위기 간접피해 불똥 우려..보수적 대응 바람직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올들어 큰 폭의 손실을 기록중인 베트남펀드가 최근 수익률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베트남펀드는 금융위기 파고에서 한발 비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97%를 기록중이다. 같은기간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1`(-5.66%),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9.41%),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1`(-12.97%) 등도 다른 해외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들은 최근 베트남증시가 반등하면서 3개월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리먼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최근 1개월간 해외주식펀드 수익률이 -21%이고, 3개월은 -33%라는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펀드의 수익률은 해외펀드 가운데 돋보이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 베트남펀드의 성과가 최근 양호한 것은 베트남증시가 깜짝 랠리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베트남 증시에 해외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없고,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베트남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전무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섬유, 식품의 수출감소가 베트남 경기 위축을 야기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베트남증시가 글로벌 증시약세와 다른 모습을 보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베트남펀드가 연초이후 30~40%대의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수익률 선방은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빗겨난 것이 아닌 경기둔화의 여파가 지금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10월 자산관리 포커스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둔화와 긴축정책에 따른 내수부진 등으로 GDP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기업의 실적도 하향수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가총액 25대 상장기업을 기준으로 올해 예상 주가이익비율(PER)이 16배로 타 신흥시장 대비 고평가돼 있는 등 증시반등을 이끌 주된 호재가 없어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원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베트남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주식 매도세는 증가하고 있어 해외자본 유입 둔화라는 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베트남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외국인의 투자심리 악화는 해외자금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시장에는 부정적"이라며 "달러화 강세, 베트남 동화 약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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