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가맹점주 신경쓰였나...점포수 1위 '메가커피' 이익률 낮춘 이유

윤정훈 기자I 2023.06.23 13:48:46

메가MGC커피 운영 앤하우스 영업이익률 1년만에 급락
매입매출 인식방식, 순액서 총액 바꾸자 이익률 48→17%
손흥민 광고비 60억원 가맹점과 분담하면서 높인 마진율 ‘부담’
메가커피 “가맹점주 절반 이상 동의로 광고 부담 동의”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손흥민 광고비’를 가맹점주들에게 갹출하게 한 것이 부담돼서일까. 저가커피 시장의 강자인 메가MGC커피(메가커피)가 이례적으로 회계방식을 변경해 영업이익률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메가커피는 올해부터 손흥민 선수 광고 예상 집행비용 60억원의 절반을 가맹점주에게 부담토록 하고 있다.

김대영 메가엠지씨커피 대표이사(왼쪽)이 작년 메가커피의 2000번째 매장인 강원 원주 ‘원주건강보험공단점’ 오픈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메가커피)
23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작년 1748억원 매출액과 3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앤하우스의 100% 자회사인 엠지씨홀딩스가 앤하우스를 역합병하면서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실적만 반영된 수치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17.6%다. 전년 48% 영업이익률에서 1년 만에 폭락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갑작스럽게 하락한 것은 회계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기존에 매입매출을 순액으로 인식했던 것을 총액 방식으로 바꾼데서 왔다. 실제 2021년 481억원에 불과하던 상품매출이 작년에는 1678억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존에는 가맹점에 판매하는 상품의 마진(수수료)만 인식하던 것에서 공급하는 상품 총액을 매출로 인식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메가커피가 영업이익률을 낮추고자 한 것은 가맹점주 여론을 의식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메가커피 가맹점주들은 실제 커피 한 잔을 판매하면 평균 마진이 10% 수준에 불과할 만큼 영세하다. 그런데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본사가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의 광고비용까지 분담하게 하면서 일부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손흥민 광고 집행비는 60억원으로 본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올해 1월부터 가맹점들은 월 12만원 가량을 추가로 본사에 지불하고 있다. 메가커피는 가맹점거래법에 따라 전체 가맹점주의 50% 이상이 찬성했기 때문에 합법하다는 입장이다.

메가커피는 광고비를 가맹점에 부담할 만큼 경기 상황이 어려운 것일까. 실적만 놓고 봤을 때는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의 영업이익은 △2019년 183억원 △2020년 271억원 △2021년 422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작년 추정 영업이익도 최소 560억원이다. 이는 재무제표상의 309억원의 영업이익에 합병전 엔하우스의 당기순이익(197억원), 역합병으로 인해 실제 비용이 아니지만 차감된 무형자산상각비(54억원)을 더한 수치다.

메가커피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빠르게 점포를 확대하면서 저가커피 시장의 점포수 1위 매장에 등극했다. 2019년 말 801개이던 가맹점수는 지난 1일 기준 2440호점으로 성장했다. 메가커피는 해외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보라티알(250000) 최대주주였던 김대영 대표가 2021년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인수한 이후 고속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메가커피를 국내시장에서 4000호점까지 확장한 이후 해외 진출을 통해 향후 1만개 매장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다. 기존 식자재 유통 사업과 시너지가 생기면서 보라티알의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바뀐 것은 매입매출 인식방식이 변경됨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며 “역합병은 영업이익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