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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자지구에 3만8000명분 식량 공중 투하

양지윤 기자I 2024.03.03 17:46:11

해상 구호품 전달 방안도 고려
이스라엘, 가자지구 구호 트럭에 발포
"경고 사격" 해명했지만, 최소 115명 사망
국제 구호기구 물자 공급 중단에 미국 등 공중 투하 결정
이스라엘, 6주 휴전협정 받아들여…공은 팔레스타인으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정부가 가자 지구에 수송기 띄워 첫 구호품을 투하했다. 미국은 인도주의적 지원 차원에서 해상 등 구호품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을 중재하려는 국제적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6주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하마스의 수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공습을 가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2일 미국 정부가 군용기를 동원해 3만8,000명분의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했다. 낙하 지점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모이고 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C-130 수송기 3대를 이용해 가자 지구에 3만8000명분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했다. 물과 의약품은 지원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프랑스도 최근 항공으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등 국제 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WP는 미국 관리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자지구에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해상 수송 방안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가자지구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에게 발포해 국제 사회의 여론이 싸늘해진 상황이다. 이번 발포로 최소 1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다. 이스라엘군은 발포를 부인하며 경고 사격만 날렸다고 주장했다. 주민 상당수가 압사로 인해 숨졌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구호단체들은 치안 문제를 이유로 구호 물자를 중단했었다.

가자지구의 상황이 절박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구호품 공중 투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공중 투하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지원품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고 적재적소에 전달한다는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 등으로 선뜻 나서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수 개월간 가자지구에 더 많은 원조를 허용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이스라엘은 거부해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공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 등이 논의 중인 가자지구 6주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논의가 성사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WP는 이스라엘이 6주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여 이제 하마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안이 성사될 경우 지상에서 구호품 전달 기간을 늘리고, 6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여성, 노인, 부상자 등의 인질을 석방하고, 포위된 해안 지역으로의 구호품 유입이 허용될 예정이다. 미국 관리들은 오는 10일께 시작하는 라마단 이전에 휴전 협정이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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