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의 공급정책 수정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만큼 과연 삼성전자가 ‘감산은 없다’는 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수차례 공식적으로 “감산 및 투자 축소는 없다”고 못 박아 왔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을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추후 감산 없이 설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기존 노선에서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더 하락할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작년 반도체주가 빠진 이유는 아직도 바닥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눈높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만큼 감산은 없다는 기존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보다는 오히려 SK하이닉스(000660)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 익스포저가 큰 만큼 베타가 큰 기업인 SK하이닉스 주가탄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