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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태원 참사 희생자, 5살 아이도 있는데…” 애도 물결

신정은 기자I 2022.11.03 10:44:08

중국인 희생자, 8년전 한국와 가정 꾸려
직장 그만두고 새로운 삶 꿈꾸다 사고
모친 충격으로 쓰러져, 부친만 한국 도착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국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이태원에 처음 놀러간거였어요.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있는 부모님 얼굴도 못봤는데…다섯살 짜리 아이는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태원 압사 참사의 중국인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며 중국 내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중국 매체 훙싱신문에 따르면 중국인 희생자 멍멍(가명)은 중국 랴오닝 출신 여성으로 약 8년전에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멍멍은 한국 생활 중에 가정을 꾸렸으며 5년전 아이도 출산했다.

그는 최근에 직장을 그만뒀으며 사고 전날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내일밤 이태원에서 만나요”라는 글을 SNS인 웨이신(위챗) 펑요우취안에 올리기도 했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멍멍의 고모는 멍멍이 성격이 밝고 웃음이 많으며 대인관계가 좋은 아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멍멍은 모임에도 항상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3년동안 귀국하지 못해 부모님 얼굴도 못봤는데 다시 마주한 것이 하늘과 땅 사이의 거리가 될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부고 소식을 접한 멍멍의 아버지는 곧바로 한국에 도착했지만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으로 쓰러져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들은 다섯살 아이가 엄마를 잃은 충격을 견딜 수 없을까봐 사망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해당 기사에 6만여명이 공감을 표하는 ‘좋아요’를 눌렀고 “너무나 비극적이다”, “아이가 불쌍하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애도의 댓글이 이어졌다.
사진=중국 훙싱신문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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