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단체 발송했다.
그는 “오로지 6000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 저의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현 조합집행부가 모두 해임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어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 제가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공단에게 부탁한다”며 “제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 6000 둔촌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해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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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조합장이 사퇴를 결정한 배경에는 그동안 악화한 여론 등에 대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의 중간 결과 발표 이후 오락가락 행보와 상가 지분 쪼개기 의혹이 드러나면서 조합원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뀐데다 내달 중 도래하는 사업비 대출 7000억원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최근 조합은 금융기관으로부터 8000억원의 사업비 대출을 확정해 7000억원의 만기 상환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대출 금리와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비대위 격인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는 “꼼수 사퇴”라며 “압도적인 조합원 의지에 기반을 둬 해임총회 소집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