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순환기내과 임우현 교수가 헤모글로빈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심방세동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임우현·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평균 연령 55.6세의 남녀 968만6,314명의 임상 데이터를 2017년까지 추적 관찰해 헤모글로빈 수치와 심방세동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남성의 경우 헤모글로빈 수치가 13(g/dL) 미만, 여성은 12(g/dL) 미만인 경우 빈혈로 진단하였으며, 연령과 성별 등의 혼란 변수를 조정한 콕스비례위험모델을 활용해 헤모글로빈 수치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1.9%에 해당하는 18만7,202명(남성 10만6,322명, 여성 8만880명)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방세동과 빈혈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빈혈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이 약 6%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헤모글로빈 수치별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헤모글로빈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 빈혈뿐만 아니라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은 경우에도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12(g/dL)미만이거나 16(g/dL)이상인 경우 발생 위험(HR : Hazard Ratios)이 1.2배 가량 상승하였으며, 여성 또한 11(g/dL)미만이거나 15(g/dL)이상일 때 남성과 유사한 수준의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또한 남성은 14~14.9(g/dL), 여성은 12~12.9(g/dL) 수준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할 때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임우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심방세동 발생의 독립적인 유발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헤모글로빈 수치는 건강검진 등을 통한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해볼 수 있는 수치인 만큼, 검사 결과 빈혈이 있거나 정상보다 높은 수치가 발견될 경우에는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심방세동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