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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과세 직격탄 맞은 오피스텔.. 줄줄이 '헐값 낙찰'

양희동 기자I 2014.03.26 11:10:19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 등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낙찰가율 동반 하락세 뚜렷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수익형 소형주택에 대한 경매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최근 정부의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60%대로 곤두박질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공급 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 부담이 가중되자 경매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2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수도권 법원 경매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낙찰가율은 73.3%로 전달(85.2%)보다 11.9%포인트 하락했다. 다가구주택의 이달 낙찰가율도 64.9%를 기록해 전달보다 8%포인트 떨어지며 2001년 조사 이후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인 오피스텔 역시 낙찰가율이 지난달 73%에서 이달 64.6%로 8.4%포인트 빠졌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라며 “여기에다 정부의 전·월세 과세 방침으로 수익형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잃으면서 경매 낙찰가율도 급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성동구 성수동1가 아트오피스텔(전용면적 26.8㎡)은 감정가 2억원에서 두번 유찰된 이후 감정가의 65.1%인 1억3010만원에 낙찰됐다. 뚝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역세권 물건이지만 저가 낙찰된 것이다.

노후도가 높은 다가구주택의 경우 감정가의 반값 이하로 낙찰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관악구 신림동 다가구주택(연면적 176.75㎡)의 경우 3번 유찰 끝에 감정가(5억1959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억1282만원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젊은층의 임차 수요가 많은 신림동에 위치한데다 지상 1~2층과 지하 1층 등 총 3개층에 5~6개 방이 있어 상당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도 헐값에 낙찰된 것이다.

지난 4일 경매에 부쳐진 용산구 원효로1가 도시형 생활주택(전용 24.47㎡)도 감정가(1억8100만원)의 반값 수준인 9488만원에 낙찰됐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임대 수입을 목적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의 투자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매시장의 선행지표격인 경매시장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해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과 민간 임대사업자 육성 정책 등으로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수익형 부동산이 정부의 전·월세 과세 방침으로 발목이 잡혔다”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들은 2년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보완책 발표에도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낙찰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난 속에 실수요자들의 매입이 활발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각각 0.3%포인트와 0.8%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서울·수도권 지역 주거용 건물의 2~3월 경매 낙찰가율 변화 추이. <자료:지지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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