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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결정 내릴수도”…러 총사령관, 헤르손서 철수 가능성 시사

방성훈 기자I 2022.10.19 10:42:24

세르게이 수로비킨 신임 러 합동군 총사령관 언론 인터뷰
"헤르손 전황 어려워…우크라군이 러 진지 끊임없이 공격"
"민간인 안전 우선…상황 따라 복잡·어려운 결정 배제 안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강제 병합을 시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헤르손주에서 자국군을 철수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 (사진=AFP)


18일(현지시간) CNN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24와의 인터뷰에서 헤르손주의 전황에 대해 “특별 군사작전 지역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적이 러시아군 진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고전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헤르손)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최우선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로비킨은 열흘 전 총사령관으로 새로 임명됐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군 패잔병을 추격하는 민족주의 부대를 운용하는 것을 포함해 예비군을 총동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다. 최고 사령관이 강조한 대로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대신 병사를 아끼고 적을 막으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앞으로도 적시에 신중하게 행동하되,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헤르손에서 추가 계획은 앞으로 군사 상황 전개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러시아 내부에서 전장에 투입된 가족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외신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이라는 표현에 주목하며 전황에 따라선 러시아군이 헤르손주에서 철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 헤르손주에서 약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재탈환했으며, 러시아군의 보급로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점령군이 고립될 위기도 커지고 있다.

한편 헤르손주에서 러시아군의 철수가 현실화할 경우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 등 나머지 3개 점령지의 전황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헤르손주를 포함한 4개 점령지에 대해 강제 병합을 시도하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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