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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포장 마케팅전' 격화…배민·쿠팡, 포장 수수료 현실되나(종합)

남궁민관 기자I 2022.09.12 18:49:03

엔데믹 전환·고물가에 배달보다 포장 고객 늘어
요기요, 포장 주문 수수료 활용 프로모션 전면전
'수수료 무료' 배민·쿠팡이츠는 '총알' 부족에 고심
연말 유료화 전망 속 입점 업주·소비자 반발이 관건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살인적 고물가와 높아진 배달비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포장 주문 고객이 늘고 있다.

현재 배달 앱 중 ‘요기요’가 포장 주문시 입점 업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가운데 향후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도 유료화 정책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입점업주들에게 또 하나의 비용을 부과한다는 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유료화가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인상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어서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수수료 유료’ 요기요, 포장 주문 프로모션 전면전

12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최근 포장주문 고객에게 1만원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등 전방위적인 쿠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된 뒤 살인적 고물가와 배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포장을 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행보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식당은 물론 편의점·뷰티전문점 등과도 제휴를 맺고 ‘요즘 포장’이라는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요일별로 제휴를 맺은 각 업체 상품을 포장 주문시 적게는 1500원에서 많게는 4000원까지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공식 프로모션 외에도 개별 프랜차이즈 가맹점 및 자영업자들과도 포장 주문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피자헛’의 경우 2만4900원 이상 포장 주문시 무려 절반에 가까운 1만1000원을 할인해준다. ‘처갓집양념치킨’과 ‘투썸플레이스’는 각각 4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었다.

포장 주문서비스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요기요의 포장 주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무려 6배 늘어났다. 전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0%대에 불과한 요기요가 포장 주문 점유율에서는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른 배달앱인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주문 고객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배민은 도미노피자와 피자헛 포장 주문시 최대 9000원의 할인 쿠폰을 제공 중이다. 에그슬럿과 카페 파스쿠치 역시 각각 5000원, 3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동네 카페나 분식점 등에도 포장 주문시 1000~3000원 또는 5~10%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쿠팡이츠의 경우 주로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포장 주문시 사용할 수 있는 3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쿠팡도 유료화 만지작…업주·소비자 반발이 관건

다만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 주문 프로모션을 강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기요는 입점 업주들로부터 포장 주문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를 재원으로 포장 주문 고객들에게 대대적 할인 쿠폰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우 현재 포장 주문시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프로모션에 활용할 이른바 ‘총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혜택이 종료되는 올해 연말 곧장 유료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연말까지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을 연장한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우 불가피하게 유료 카드를 꺼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입점 업주들과 소비자들의 반발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배달과 마찬가지로 포장 주문 역시 배달앱의 중개를 받는 서비스인만큼 수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며, 이는 입점 업주와 소비자들을 위한 프로모션 확대에 활용될 것”이라고 역설했지만, 이미 이달 30일부로 배달 주문 수수료 유료 전환을 시도했다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연말까지 잠정 연기한 상태다.

실제로 자영업자 110만명이 가입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선 “배달앱 주문 끊고 전화 포장 주문만 받을 것”이라는 반발성 게시물들과 함께, “현재 포장 주문시 1000~2000원 할인해주고 있는데 수수료를 받으면 이 혜택을 없앨 수 밖에”라며 사실상 수수료 부담을 음식 가격에 전가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소비자는 “배달앱이 물가 인상을 부추기는 것 같다”며 배달앱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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