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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된 상품도 단종...페이 커지자 쪼그라든 체크카드

전선형 기자I 2022.08.28 17:21:06

신한카드, 딥온 등 체크카드 8종 신규발급 중단
카드사, 사용 낮고 수익성 하락에 상품 줄여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체크카드가 줄줄이 단종되고 있다. 빅테크ㆍ핀테크의 간편결제 활용도가 커지면서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데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30일부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10종의 신규발급을 중단키로 했다. 이중 체크카드는 총 6종(딥온(Deep On), S-Oil+60, 아이파크백화점 S-Choice, 홈플러스 One, 쉬즈온 주거래, 초록마을)이며 이중 인기 체크카드였던 ‘딥온’이 포함돼 있다.

딥온 체크카드는 지난 2019년 7월 출시된 카드로, 간편결제 서비스에 등록하면 최대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게 주요 서비스다. 온라인 결제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가맹점 결제 시 2%가 적립돼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좋은 혜택에도 출시 2년만에 단종되고 말았다.

신한카드는 “체크카드의 경우 MZ세대들이 주요 고객들로, 신용카드에 비해 트랜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과거 상품 중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력 또는 이용성향, 그리고 수익성 등 상품 관련 지표가 떨어지는 상품은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월 12종의 체크카드의 신규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또 11번가 팝, 누리n나눔 4Tune, 아이사랑 Big Plus 등의 3종은 신규발급은 물론 유효기간 만료로 인한 재발급도 중단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1월 ‘KB국민 주니어라이프 체크카드’, ‘KB국민 차차차 체크카드’, ‘KB국민 아모레퍼시픽 체크카드’, ‘AK KB국민 체크카드’ 등 4종에 대해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신규발급 중단 조치를 하는 것은 사용빈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체크카드 주 고객이던 MZ세대는 빅ㆍ핀테크사들의 간편결제로 이동했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보인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의 경우 MZ세대인 2030세대가 전체에서 75%를 차지했다.

사용빈도뿐 아니라 발급량 자체도 줄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은행 영업점 방문자가 줄면서 체크카드 발급도 덩달아 감소했다. 체크카드 발급은 보통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발급을 하는데 최근엔 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오픈뱅킹으로 간편결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체크카드 발급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이유로 체크카드 신규상품을 많이 만들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가맹점 결제도 있지만, 부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의 대한 수익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연회비도 없어 고객 충성도도 떨어지고, 부가적인 수익을 얻기가 어렵다. 게다가 최근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과거 기준으로 설정된 체크카드의 혜택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의 올해 2분기 기준 체크카드 발급량은 6146만8000장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6157만4000장) 대비 10만6000장 줄었다. 특히 4년 전인 2018년 2분기(6712만6000장)와 비교하면 565만8000장 급감했다. 단순 추산으로 1년에 100만장 이상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 선불ㆍ후불 등의 간편결제와 소득공제도 30%로 비슷한 수준인데다, 최근엔 특별한 혜택도 없어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며 “한때 잠재고객 확보를 위해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발급을 많이 했지만, 최근엔 은행계 카드사들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기업계 카드사에서는 거의 취급도 안하고 신상품도 만들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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