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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공화국 韓 찾은 명품 대통령…무슨 얘기 나눌까

백주아 기자I 2023.03.20 10:51:13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방한
이부진·정유경 등 국내 유통 수장 회동 전망
백화점 사업·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논의 예상
루이비통·디올·펜디 등 최대 실적 써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세계 1위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20일 방한한다. 아르노 회장은 이날 국내 주요 유통사 대표와 만나 한국 시장 전개 방향을 논의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1월 28일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AP)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딸이자 크리스찬 디올 최고경영자(CEO) 델핀 아르노와 국내 백화점 및 면세점 업계 대표와 개별 회동을 진행한다.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지난 2019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아르노 회장은 방한 기간 중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은수 갤러리아백화점 대표, 정유경 신세계(004170) 총괄 사장,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사장, 김형종 현대백화점(069960) 사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특별히 장소를 정해 만나기 보다는 (아르노 회장) 일정에 맞춰 각 사의 요청사항 등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한국 명품 시장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7월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회장 방한이 예고됐지만 돌연 취소됐다. 이후 그룹 회장이 직접 방한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확고히 보여주겠다는 업계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내 공항 면세점에 대한 루이비통의 운영 방침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중국 보따리상, 일명 ‘따이궁’에 점령당한 국내 시내 면세점이 자사 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린다며 앞으로는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 3구역에 복층형 부티크 매장인 ‘듀플렉스 면세점’을 세울 계획을 두고 있다. 한 개 브랜드를 2개 층에 걸쳐 판매하는 대형 매장으로, 이 매장을 두고 현재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입찰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 루이비통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LVMH가 보유한 브랜드의 국내 실적을 보면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 2021년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1조467억원) 대비 40.2% 증가, 에르메스와 샤넬을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846억원)과 비교하면 87.1%나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18억원으로 전년(1519억원) 대비 98.7% 상승했다.

이 외에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6139억원으로 전년(3285억원) 대비 86.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047억원에서 2115억원으로 102% 늘었다. 펜디코리아 매출 역시 1233억원으로 전년(787억원)대비 56.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명품 시장으로 떠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가 168억달러(한화 약 2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로 중국의 1인당 지출액(44달러), 미국의 1인당 지출액(280달러)을 앞질렀다.

디올 앰버서더 방탄소년단(BTS) 지민과 루이비통 앰버서더 제이홉. (사진=각 사)
LVMH 계열 브랜드는 K-팝의 세계 열풍과 함께 국내 스타들을 각 브랜드 얼굴로 기용하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루이비통은 뉴진스 혜인과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디올은 블랙핑크 지수에 이어 BTS 지민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영입했다. 명품 보석 브랜드 불가리는 블랙핑크의 리사를, 티파니는 블랙핑크 로제에 이어 BTS 지민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한국 사랑은 K팝, K콘텐츠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은 불황을 타지 않는 만큼 올해도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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