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경찰, '경복궁 낙서' 지시한 이 팀장 추적…"포렌식 수사 중"

손의연 기자I 2023.12.26 12:00:00

26일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
사이버수사대가 입금자 확인 등 수사
경찰, 순찰 강화 등 문화재 훼손 모방범죄 막는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이 미성년자에게 ‘경복궁 담장 낙서 테러’를 지시한 ‘이 팀장’을 추적하기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26일 서면으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낙서 의뢰자 추적을 위해 사이버수사대를 투입해 휴대전화 포렌식, 입금자 확인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피의자 임모(17)군은 ‘SNS에서 낙서 3건을 하면 수백만을 받기로 해 10만원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고 김모(16세)양은 직접 낙서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군과 김양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 등을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임군은 지난 20일 SNS에서 본인을 ‘이 팀장’이라고 한 자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팀장’은 세종대왕 동상에도 낙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범행 직후 20대 남성 설모씨가 모방범죄를 저질렀다. 설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남긴 후 본인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적으며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설씨는 지난 22일 증거인멸 우려 등 사유로 구속됐다.

임군에 대해서도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임군이 미성년자인 것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이후 문화재 훼손 모방범죄를 우려해 지난 18일 전국 시도청을 대상으로 주요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경찰은 향후 문화재 훼손 112신고가 접수되면 신속하게 인접 가용경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문화재청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상황을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사사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관내 문화재 위치를 파악해 가시적 순찰활동을 실시한다. 문화재청, 지자체와 협업해 주요 문화재에 대한 범죄예방진단도 진행한다.

CCTV 설치·경비원 배치 등을 통해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통보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도 구축한다.

특히 서울청은 31일까지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 등 5개궁 주변을 집중 거점장소로 지정해 주간엔 순찰차를 배치한다. 야간엔 형사·경찰관기동대를 추가 배치해 순찰을 강화한다.

윤 청장은 “향후 주무부처와 협업을 통해 주요 문화재에 대한 훼손방지를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