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제약사 `약가인하` 직격탄

천승현 기자I 2012.08.01 11:32:17

제약사 상반기 실적 분석
매출 소폭 증가·영업익 반토막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제약사들의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주요 상위 제약사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동아제약(000640)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3% 줄었다. 대웅제약(069620)유한양행(000100)의 영업이익은 각각 66.1%, 59.9% 감소했다. 일동제약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90.8%의 감소율을 보였다. 상위제약사 중 녹십자(006280)만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약가인하 여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건강보험 의약품의 약가를 평균 14% 깎았다.

약가인하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유한양행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70.8% 줄었다. 대웅제약과 LG생명과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0억원, 16억원에 불과했다.

약가인하에 따른 매출액 감소 및 이미 출고된 제품의 인하분 반품 등으로 손실이 급증한 것이다. 약가인하 대상이 아닌 백신, 혈액제제를 주력품목으로 보유한 녹십자만이 선전한 이유다.

주요 제약사 2012년 상반기 매출·영업익 추이(단위: 억원, %)
수입약 도입에 따른 원가상승도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동아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GSK,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경쟁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반해 매출액은 대웅제약을 제외한 업체들이 전년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대웅제약, LG생명과학, 한독약품, 일동제약 등이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전반적으로 약진한 셈이다. 1분기에는 약가인하를 대비한 재고 조절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세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에 따른 공백을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매출로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상반기에만 824억원의 매출로 지난해보다 26.2% 늘었다.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위제약사들의 경우 전문약 이외 분야에 대한 집중으로 약가인하의 공백을 만회하면서 2분기 실적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추세라면 하반기에는 매출 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동아제약, 박카스 성수기 효과..목표가↑-신한
☞동아제약, 박카스·수출로 약가인하 만회(상보)
☞동아제약, 2Q 영업익 162억..전년비 46%↓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