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北외교관 출신’ 태영호 “최선희·리선권 임명은 협상 몸풀기”

정다슬 기자I 2022.06.12 19:45:20

'중국통' 최선희 외무상 임명은 이례적 인사
외무상, 김정은에게 직통하는 자리
김정은, 핵실험 후 대화와 외교로 급선회 가능성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선희와 리선권을 각각 외무상과 통일전선부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 “협상 준비를 위한 몸풀기”라고 해석했다.

태 의원은 12일 “최선희와 리선권은 미북·남북 협상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며 “김정은이 최선희와 리선권을 대미 대남 전선 전면에 배치한 것은 향후 정국을 ‘강대강 대치상태’로 끌고 갔다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특히 “북한 체제에서 중국 유학 경력자가 외무상 최고위급으로 승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최선희의 외무상 임명이 매우 이례적인 인사조치라고 지적했다. 최선희는 1976년 12살 때 중국 베이징 외국어학원에서 중국당국이 제공한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1980년부터 평양 국제관계대학에서 외교관양성 교육을 받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최선희의 미북·남북 협상 경험과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그는 “최선희는 북한 외무성에 입직한 후 1차 북핵위기부터 6자 회담 등 중요한 회담의 영어 통역, 문서 작성자로 강석주, 김계관, 이용호를 가까이 보좌했다. 그녀는 북한과 미국, 중국 사이에 밀고 당기는 고위급 회담 통역으로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협상력을 키웠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때는 미국의 성 김 대표와 협상해 ‘북한의 승리’라고 자부하는 ‘싱가포르 합의문’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태 의원은 북한은 모든 정책을 당이 주관하는 시스템이지만 외교정책만은 당 국제부가 아니라 행정 기관인 외무성이 직접 주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무상은 당을 거치지 않고 김 위원장에게 직통하는 자리로, 김 위원장의 책사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이 제7차 핵실험 강행 후, 대미·대남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김정은의 속셈은 2017년 상황처럼 핵실험과 ICBM 발사로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흔들기를 계속 시도하다, 2023년경 대화 무드로 급선회해 소위 ‘싱가포르 협상 방식’을 다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강대강’으로 나오다 갑자기 대화와 협상으로 전략을 급선회할 경우 어떻게 대응 할 것인지 심도 있는 대책을 세우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도를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북한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는 ‘강대강’,‘정면승부’라는 용어와 함께 ‘코로나 방역과 인민생활 안정이 급선무’라는 말도 등장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향후 대외조치만을 지켜보지 말고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한 세부적 계획과 방안을 수립해 선제적으로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