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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상장사 1.3만곳, 올해 3분기 순익 전년比 9% 감소

방성훈 기자I 2023.11.10 10:13:40

4분기 연속 감소…中 경기둔화·수요침체 등 직격
반도체·화학·기계 등 제조업 중심 9개 업종 악화
비제조업은 16% 증가…美빅테크 6개사도 41%↑
4분기엔 21% 증가세 전환 기대…고금리 장기화 변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상장기업 1만 3000곳의 올해 3분기(7~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해 4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사진=AFP)


1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퀵 팩트 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약 1만 3000개 상장사의 실적(8일 기준 ·미발표인 경우 시장 예상치)을 추산한 결과, 올해 3분기 이들 상장사의 순이익은 총 1조 981억달러(약 1446조 7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금액으로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총의 약 90%를 차지한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기둔화가 제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인 외국 기업 약 240곳의 순이익이 30% 급감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10% 이상~30% 미만(1% 감소), 10% 미만(7% 증가)인 외국 기업들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반도체·스마트폰·설비투자 등의 수요 침체가 폭넓은 업종을 직격했다. 주요 16개 업종 가운데 화학(-43%)과 전기(-12%)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9개 업종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기계(-10%) 업종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자동차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 등으로 순이익이 3% 늘었다. 비(非)제조업의 순이익도 16%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대만 TSMC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쪼그라들었고, 화학 업종에선 다우와 듀폰이 각각 59%, 13% 감소했다. 미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는 중국 시장 부진으로 순이익이 90% 이상 급감했다. 닛케이는 “중국의 설비투자 둔화로 기계 등에서도 수주가 크게 줄었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있긴 하지만, 소비침체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제조업 이외 업종에선 웰스파고(61%), JP모건체이스(35%) 등 금융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6개사의 경우 순이익이 41% 늘었다. 감원 등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경기둔화로 줄어들었던 인터넷 광고 등이 회복한 덕분이다.

올해 4분기(10~12월)에는 제조업의 순이익이 7% 증가로 돌아서 전체 상장사들의 순이익도 21%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중국의 경기둔화 지속,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 등은 여전한 불안요소로 꼽혔다.

닛케이는 “미국에서도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0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개인소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경기둔화 우려가 나온다”며 “기업들의 실적을 뒷받침해 온 미국 경기가 무너지면 폭넓은 업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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