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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노조는 이달 3일~1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주열 총재의 재임 기간 내부경영에 대한 평가가 미흡했다는 응답이 65% 이상이었다고 28일 밝혔다.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보통과 우수가 가장 많았지만 급여 문제, 인사 등을 이유로 차기 총재는 외부 출신을 원한다는 응답도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한은 노조원 총 716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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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의 지난 8년 간의 내부경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D등급(매우 미흡)이 33.3%, C등급(미흡)이 32.4%로 전체 응답자의 65.7%를 차지했다. S등급(매우우수), A등급(우수)는 각각 1.5%, 7.0%에 그쳤다. B등급(보통)이라는 평가는 25.9%로 집계됐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임금인상률이 비슷한 기관들에 비해 낮고 인사 전횡 문제도 내부경영 평가가 부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잡-알리오와 한은 등에 따르면 2016년 대비 지난해 한은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2.3%에 그쳐 중소기업은행(13.3%), 한국산업은행(12.1%), 한국수출입은행(11.6%)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총재(7.0%), 금융통화위원회 소속 위원(6.9%), 부총재보(6.8%) 등 고위직 인사들의 임금인상률과도 차이를 보이며 한은 내부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내부경영에 대한 평가보다는 긍정적인 편이었다. B등급이 50.2%로 가장 많았고, A등급도 27.6%를 기록했다. C등급은 12.3%, D듭급 평가는 7.0%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기간 한은의 평균 근속연수도 19.2년에서 17.8년으로 짧아졌다.
내년 3월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재의 후임으로 한은 출신을 원하냐 아니면 외부 출신을 원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7.9%가 외부 출신을 원한다고 답했다. 한은 출신에 대한 응답은 26.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5.4%로 집계됐다.
외부 출신 후임 총재를 원한다는 이유로는 ‘내부 출신 총재에 대한 실망감’(내부경영)이 5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치권, 정부 등 외압에 대한 대체 능력(독립성)에 대한 능력도 35.2%를 나타냈다. 기타 응답이 6.7%였고, 우수한 전문성은 4.5%를 기록했다.
한은 출신이라고 답한 이유는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내부경영)로 64.2%를 기록했다. 뒤이어 독립적인 통화정책 수행 가능이 23.5%, 축적된 정책 수행 역량이 11.2%, 기타가 1.1%를 나타냈다.
후임 총재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한 질문은 ‘급여 정상화’가 74.7%로 월등히 높았다. A매치 금융공기관 중 최상위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다. 이어 특정부서나 지연 및 학연 등에 의한 인사 전횡 문제 해소가 8.7%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경영혁신 방안 마련 등 내부조직 정비가 8.1%, 한은법 개정 추진 등 정책 권한 강화는 7.7%를 기록했다.
한은 노조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하 대부분의 금융 공공기관들이 임금 삭감분을 회복(4.5%) 하였음에도 한은은 이를 회복하지 못한 몇안되는 초라한 기관이 됐다”면서 “임원만 14년째로 한은의 혜택을 누린 선배로써 후배 직원들을 돌아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