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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만남 확정 속..김정은, 북러 정상회담으로 맞불?

김영환 기자I 2019.03.31 15:54:44

11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김정은은 러시아 찾을지 관심
'집사' 김창선 방러..5월내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 '솔솔'
美에 대응하는 북중러 구도 그려질지에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7번째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과 관계 회복에 성공한 김 위원장이 북·러 관계도 원상복구하면서 북·중·러 구도 속에 ‘포스트 하노이’에 대한 구상을 그릴 것이 점쳐진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부터 제기돼 왔지만 북·미가 연이어 회담을 진행하면서 다소 연기돼 왔다. 그러나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로 마무리되면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위원장의 ‘집사’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북·러 정상회담은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했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러가 늦어도 5월에는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북한과 러시아는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러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대화 동력이 미진한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밀착을 통해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유엔 공조 속에 국제적 대북 제재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언제든 북한에 대한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할 수 있다. 북한이 1년 넘게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적으로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나온다.

11일 한미 정상회담과 오는 27일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 등은 김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다면 남북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에 남북 정상이 실무적 성격의 회담을 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한미 정상간 만남에서 도출될 결론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같은 날 개최되는 ‘김정은 체제 2기’의 첫출발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첫 회의에서의 메시지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미 3자가 비핵화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4월에도 ‘개점휴업’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 뒤섞여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러시아는 유엔에서 대북 제재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는 대표”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한 북한이 러시아의 손도 잡는다면 미국의 제재를 당분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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