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SK이노베이션, 정유 덕에 1분기 영업익 1.6조원 '깜짝 실적'(상보)

경계영 기자I 2022.04.29 09:54:16

석유사업 영업익만 1.5조원 달해
배터리사업 매출 1조원 상회…판매 증가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에 박차"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석유 관련 사업에서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아직 적자를 지속한 배터리(이차전지) 사업의 부진을 만회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6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2%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1조651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2.9% 늘어난 16조2615억원,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한 8633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1분기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1조7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비해 극적으로 증가 반전했다”며 “매출액은 유가·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전기차 배터리 판매 증가 영향으로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급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이익과 석유개발사업 이익 증가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차입금은 10조397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9846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개선됐지만 유가 상승으로 순운전자본이 증가했고, 배터리 사업의 시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다.

연결 기준, 단위=억원, 자료=SK이노베이션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은 1조5067억원을 기록했다. 정유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지정학적 이슈로 수급 균형이 무너져 강세를 보인 데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화 강세)하는 등 시황이 개선됐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관련 평가이익도 늘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310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집계됐다. 폴리머 스프레드가 부진했지만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나프타(납사)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재고 관련 손익 효과가 반영됐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급등으로 인한 마진 하락, 판매물량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2116억원으로 조사됐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량 감소에도 유가가 오른 데 따른 판매단가가 상승해 영업이익 1982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유럽 고객사 판매량 증가, 금속(Metal) 가격 상승에 따른 배터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1조2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가량 늘었다. 다만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제2 공장 초기 가동 비용 발생 등으로 영업손실 273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소폭 감줄고 운영 비용이 오르며 영업손실 31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대로 올해 각사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로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사업 매출액이 올해 미국·헝가리 공장에서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7조원 중반대로 전년 3조398억원 대비 2배 정도 늘어나리라고 SK이노베이션은 봤다.

지난 1분기 미국 9.8GWh·헝가리 10GWh 규모의 공장이 상업 가동에 돌입했고 연말 중국 옌청 공장까지 가동을 개시하면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말 77GWh까지 는다. 2023년 1분기 미국 조지아 2공장이, 2024년 중국 옌청 2공장과 헝가리 3공장이, 2025년 포드(Ford)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공장이 각각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2025년 생산능력은 220GWh 이상으로 확대된다.

소재사업 실적은 지난해 폴란드 LiBS 공장과 지난 1분기에 중국 공장이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서 개선되리란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I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데 따라 소재사업 글로벌 생산능력은 올해 말 15억3000만㎡, 폴란드 제2·3·4공장이 완공되는 2024년 27억3000만㎡, 2025년 40억2000만㎡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석유개발사업은 러시아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에너지 공급난으로 당분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SK이노베이션은 판단했다. SK어스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베트남, 페루 등 세계 8개국 11개 광구 및 4개 액화천연가스(LNG)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광구 입찰에도 참여해 사라왁 지역 해상에 위치한 ‘SK 427’ 광구를 낙찰 받았다. SK어스온은 자원 안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중심의 친환경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사업을 비롯한 전 사업별로 고르게 실적이 개선됐지만 어느 때보다 불안한 경영 환경과 시황의 높은 변동성은 계속된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순환경제 구축 가속화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