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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日탈출 도운 미국인 父子 체포…첫 심리 진행

방성훈 기자I 2020.05.21 09:42:04

美법무부, 그린베레 출신 2명 체포 사실 밝혀
마스크 착용한 채 20일 화상으로 첫 심리 진행
美검찰 "日 범죄인 인도 요청 따라 조치"

카를로스 곤 전(前)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카를로스 곤 전(前)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할 때 이를 도왔던 미군 특수부대 출신 부자(父子)가 미국에서 체포됐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곤 전 회장의 탈출을 도운 혐의로 미국 그린베레 출신 마이크 테일러와 그의 아들 피터 테일러가 메사추세츠주에서 연방검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테일러 부자에 대한 첫 심리도 이날 진행됐다. 두 사람은 작은 방에 갇혀 오렌지색 죄수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뒤 나란히 앉아 심리에 참석했다.

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보수축소 등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가택연금 도중 작년 12월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일본 오사카에서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레바논 베이루트로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명을 사용하고 악기 케이스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은 그동안 “조력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며 탈출 과정에 대한 세부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해 왔다.

마이클 테일러는 또 다른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 조지 자이예크와 곤 전 회장을 대형 악기 상자에 숨겨 일본에서 탈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도쿄 지방검찰은 지난 1월 테일러 부자와 자이예크 등 외국인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일본 사법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일본으로부터 공식 요청은 없었으며 45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또 피터 테일러가 곤 전 회장의 탈출계획을 짜기 위해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으며, 곤 전 회장이 탈출했던 12월에는 3차례 더 일본을 찾았다고 했다. 곤 전 회장과는 총 7차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체포 당시 베이루트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검찰 측은 전했다.

테일러 부자는 곤 전 회장을 베이루트로 탈출시킨 뒤 그들 역시 베이루트에 머물렀으며, 마이크 테일러는 올해 2월, 피터 테일러는 3월에 각각 미국 보스턴 자택으로 돌아왔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을 금지시키기 시작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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