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몰러 나간다

류준영 기자I 2012.04.20 15:18:20

국내PC게임사들, 스마트폰 시장진출 워밍업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바로 지금` 거동 없던 PC온라인게임사들이 올해부턴 스마트폰게임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며 일제히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2020년까지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대략 100억대. IT인프라 중 가장 큰 시장이 된다.

머뭇머뭇했던 국내 게임업체들의 마음을 돌려 세운 건 일명 화난 새, `앵그리버드`의 날갯짓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앵그리버드 후속작인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는 출시 3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캐릭터사업과 TV애니메이션까지 진출하면서 2, 3차 파생상품도 만들었다. 나아가 핀란드를 대표하던 기업인 노키아를 몰아 내고, 국가 심볼자리까지 꿰찼다.

박영목 오렌지크루 사장은 “앵그리버드는 스마트폰 게임을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한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이와 더불어 선두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의 춤추는 주가는 후발주자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박종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스마트폰 게임은 이동 중에 인터넷 연결이 끊어질 수 있고, 짧은 배터리 수명으로 장시간 플레이 할 수 없는 데다 터치로 조작하는 게임을 기획하는 것이 지금까지 개발 방식과는 다르다”며 “스마트게임으로의 체질 변화는 굉장히 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넥슨 등 후발업체 공략법 게임빌, 컴투스를 추격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꿈꾸는 후발게임업체들의 공략법은 제각각이다.

▲ 각 게임사별 스마트폰 게임 전략


먼저 위메이드는 거대 물량을 투하하며, 공격 경영을 기치로 내걸었다. 한 게임당 개발인력이 많을 때는 40명까지 투입된다. 박종하 개발이사는 “스마트폰 게임 라인업에 투자를 제작년부터 집중적으로 실시해 현재 개발인력만 140여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라인업 중에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비중을 높게 가져갈 계획이다.   박종하 이사는 “대부분 SNG가 농장경영에 쏠려 있어 사용자들이 질려가고 있다. 우리가 만든 `바이킹아일랜드`는 전투에 초점을 맞췄고, `펫아일랜드`는 귀여운 반려동물을 키우는 재미가 솔솔하다”고 강조했다.

넥슨모바일은 예하 두 개의 개발실과 하나의 사업본부로 구성된 `넥슨스마트실`이란 컨트롤타워를 꾸렸다. 개발인력만 150명 가량 된다. 작품성을 인정 받은 `삼국지를 품다`는 개발기간만 2년이 소요됐고, 수백 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은 다중사용자접속온라인게임(MMO)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최근 처리속도가 빨라진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등장과 LTE 전국망 확대로 MMO를 끊어짐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덕이다.

NHN 계열사인 오렌지크루는 전문 개발자 발굴에 파격적인 인사정책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팀원간 호흡이 척척 들어맞아야 우수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박영목 대표는 외부 벤처업체 직원들을 통째로 뽑는 가하면 팀을 스튜디오, 팀장을 선장이라고 칭하며, 새로운 도전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박민규 오렌지크루 선장은 “3~4년 넘게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사람들끼리 스튜디오를 구성하고, 독립채산제 형태로 근무한다”며 “팀 별로 성과보상에 대해선 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오렌지크루는 선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스포츠게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CJ E&M 넷마블은 중소게임개발사의 좋은 게임을 지원하는 `상생전략`을 빼들었다. 스마트폰게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키로 하고 게임 개발 펀드 조성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게임사간 컨소시엄 구상도 애써 만든 게임을 적극 알릴 수 있는 다채널 유통망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잘 알려진 모바일메신저로 게임을 퍼트린다는 계획은 게임개발사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카카오와 게임플랫폼 제휴를 체결한 위메이드가 대표적인 경우다. 오렌지크루는 3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라인`을 통해 일본시장 진출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

기존 앱스토어나 T스토어와 같은 공식 앱 장터가 아닌 게임회사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새로운 게임플랫폼을 만드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강승한 넥슨모바일 부실장은 “그 부분(게임사간 컨소시엄)은 굉장히 큰 화두가 될 것 같다”며 “채널 다양성 측면에서 새로운 스타(게임앱 플랫폼)가 나와서 좋은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면 우리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람 없다더니...피처폰 개발자는 푸대접 스마트폰 게임으로 한꺼번에 몰려드는 통에 게임 업계 저마다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컴퓨터학원에서 `자바(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일종)` 과정만 마치면 바로 스카우트 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정작 모바일 게임 개발 1세대인 피처폰 개발자들은 구직전선에서 오히려 자신의 이력을 감춰야 하는 처지다. 왜 일까?

취재 결과 대부분 게임개발사는 입사면접에서 피처폰 게임 개발자에게 낮은 점수를 매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성격이 전혀 달라서다. 다시 말해 피처폰 게임은 저사양 하드웨어란 제한된 틀 안에 콘텐츠나 그래픽시스템을 짜맞추는 일을 핵심역량으로 꼽았지만 스마트폰 게임 개발 환경은 이와는 정반대인 탓이다.

박종하 이사는 “2~3인치 작은 액정에서 버튼으로 즐기는 피처폰 게임은 터치 기반 스마트폰에선 큰 재미를 안겨주지 못한다”며 “피처폰 게임 개발 경험이 스마트폰에까지 미치지 못해서 차라리 피처폰 경험이 아얘 없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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