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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공개입찰 가능성 있나

하수정 기자I 2008.04.24 11:35:46

소액주주, 상호연대·잠재인수자 접촉 움직임 본격화
국민은행·하나금융도 공개입찰 선호…변수될까 관심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1%대의 외환은행(004940)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론스타에 공개입찰을 요구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론스타와 HSBC간 외환은행 매매계약 시한이 임박한데다 국민은행(060000)하나금융지주(086790) 등도 공개입찰을 원하고 있어, 향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수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다소 진전된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론스타가 공개입찰보다는 HSBC와의 관계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다소 우세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지분 분할 매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 결정은 론스타 몫·승인은 정부 몫

24일 외환은행의 1%대 지분 투자자는 이달 말 론스타와 HSBC간 계약이 종료된 후 공개입찰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액주주의 요구대로 외환은행이 공개입찰에 부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론스타가 HSBC와의 매각조건 재협상에 실패하고 다른 경영권 인수자를 찾아나설 경우 공개입찰을 선택하게 된다.

외환은행 인수를 원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도 공개입찰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면 외환은행을 공개입찰에 부쳐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이후 론스타와 HSBC간 계약 시한이 끝나면 어느 한 쪽에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계약 파기이후 외환은행 지분 매각 방식은 전적으로 론스타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매각의 최종 승인은 금융당국의 몫이다. 론스타가 공개입찰을 통해 다른 매수자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금융위원회의 승인없이는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넘길 수 없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51%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론스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HSBC이든, 국내은행이든 외환은행과 관련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승인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 금융당국 "빠른 시일내 문제해결"…여전히 HSBC가 유리

론스타측과 HSBC가 서로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빠른 결단만 따라준다면 론스타가 HSBC와의 계약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지난 23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 "새 정부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푸는 방법을 찾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1심 판결이후 금융당국이 방향을 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문제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내 매각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론스타는 조금 더 기다릴 명분을 갖게 됐다"며 "서둘러 계약을 파기하기보다 HSBC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소액주주 움직임 본격화될 듯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로 론스타와 HSBC간 계약 유지 가능성은 높아지고 공개입찰 여지는 줄었지만, 이를 계기로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가 공개입찰을 요구한 것은 그들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은행이 외환은행을 흡수합병 형태로 인수하게 되면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소액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론스타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론스타와 잠재 매수자들에게 소액주주를 의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액주주들간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주주인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공개 입찰로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소액주주는 론스타의 지분 분할매각에 대비해 잠재 인수자와 손잡고 경영권 인수에 참여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동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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