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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갠지 얼마 안됐는데…독자 M&A 선언한 유영상 SKT 사장

김현아 기자I 2022.02.10 10:25:54

9일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회의 참석
연결에 지능 부여…UAM(도심항공교통)에 집중
상상력 속에서 신사업 발굴…SK브로드밴드와 합병 검토 안 해
광고, 데이터센터, 구독이 신사업…본체 경쟁력 높이는 M&A 선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달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만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사진=SK텔레콤 뉴스룸


IT 신산업(SK스퀘어)과 통신산업(SK텔레콤)으로 쪼갠지 2개월도 안되 SK텔레콤이 독자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담은 ‘SKT 2.0’을 선언했다.

전통적인 통신 외에 앞으로 10년의 먹을거리를 만들기 위해 사업군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버스(AIVERSE, AI와 Universe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으로 재편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성장 분야를 뒷받침하기 위해) M&A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러려면 왜 회사를 두 개로 쪼겠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SKT 업의 본질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똑똑한 연결’, ‘공간을 초월하는 연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SKT 제공


연결에 지능 부여…UAM에 집중


어제(9일) 지난해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을 대신해 열린 ‘투자자의 날(Investor Day)’에는 유영상 SKT 사장(CEO)이 참석했다.

그는 ‘SKT 2.0’ 5대 사업군을 설명하고 애널리스트 질문을 받았다. 유 사장은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2025년 매출 23조를 달성하겠다”면서 “앞으로 10년의 먹을거리는 통신의 진화와 AI, 로봇, 모빌리티 등에 따른 디바이스 증가로 ‘연결에 지능을 부여하는 것’으로 본다. 그 첫 번째가 UAM”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새로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상용화를 목표로 한화시스템, 도심항공교통, 조비 등 우수한 능력의 파트너들과 제휴했다. 토털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할 것”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이제 SKT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디스턴스(distance·거리)에서 AI, 메타버스, 우주에 맞춘 디멘션(dimension·공간의 크기)으로 가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책임지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UAM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은 개발 중이다. 유영상 사장은 “UAM의 사업은 아직 구체화된 게 아니”라면서 “다만, 텔레콤의 통신 플랫폼 서비스 역량과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 개발 역량의 시너지는 기대할 수 있다. 또, 조비가 우버의 UAM 운영사업을 인수한 바 있어 이 부분도 협의체 구성을 통해 상호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협력 구조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국내 사업 획득을 위한 컨소시엄에 같이 참여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상상력 속에서 신사업 발굴…SK브로드밴드와 합병 검토 안 해


유 사장은 “5대 사업군의 성장으로 2021년 매출 16.7조에서 2025년 23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신성장 사업도 ‘21년 18%에서 ’25년 36%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SK스퀘어와 인적 분할하면서 보안, 모빌리티, 커머스 같은 신성장 부문을 SK스퀘어로 보냈다. SK쉴더스, 티맵모빌리티, 11번가와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웨이브) 등이 SK스퀘어로 편재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SK텔레콤은 유무선통신, AI기반서비스, 디지털인프라 외에 UAM과 메타버스 등 신규 사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분야는 확대되고 깊어질 전망이다.

유영상 사장은 “디스턴스에서 디멘션으로 가는 SK텔레콤이 되겠다”며 “이런 상상력 속에서 가장 잘 할 수 잇고, 고객과 주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당장 유무선 통신 시너지를 위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뜻을 없다고 했다. 유 사장은 “5대 사업군(△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버스(AIVERSE, AI와 Universe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으로 나눈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각 사업군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며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버스 등은 유무선 통시노가 다른 기업가치 산정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TV사업은 이미 버추얼리 워크체제(SKT와 SK브로드밴드간 협업)로 시너지가 나니 합병은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T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오른쪽)가 UAM 기체에탑승한 모습. 사진=SK텔레콤


광고, 데이터센터, 구독이 신사업…본체 경쟁력 높이는 M&A 선호


이날 유영상 사장은 신규 사업에 대해 광고, 데이터센터, 구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SKT는 지금까지도 구독에 가까운 사업자다. 또, 무선과 유선 PoC(Proof of Concept·기술 검증)도 많이 돼 있고 수많은 서비스 고객이 있다”며 “이런 무한한 기반들을 묶어 SK TV 공통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광고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려 한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서는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고 있다”면서 “저희가 5G 엣지 클라우드와 IDC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고 “구독(T우주)을 시작한지 5개월도 안 됐지만 경험을 쌓았고, 메타버스(이프랜드) 역시 그렇다. 메타버스는 국내에서는 두 번째(네이버 제페토와 SKT 이프랜드)로 시장을 선점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기존 전략을 확대하고 IP 같은 새로운 리소스를 붙이면서 빠르게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 사장은 존속회사인 SKT의 M&A에 대한 확실한 답도 내놨다. 그는 “SKT는 명확하게 전략적인 M&A를 추진할 것을 말씀드린다”며 “3가지 방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째는 AI, 메타버스 등 기술 관련 회사들 인수하는 것, 두 번째는 개발자를 팀 단위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지막으로 글로벌 M&A”라면서 “가능하면 이런 M&A를 통해 자회사 상장 모델보다는 기존 사업과 합체된 형태로 그렇게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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