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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sion reform)"연금 이사회에 WP 기자까지 참석하지요"

박동석 기자I 2008.01.11 14:33:00

[기획특집] 공무원연금 깨야 산다 <2부> 아메리카 대륙의 연금 해법
(인터뷰)그레고리 롱(Gregory T. Long) 미국 FRTIB 총괄이사
"공정하고 투명한 연금운용..수수료 0.05%수준"
"가입자 대만족..정치적으로 완전 독립"

[미국 워싱턴D.C.= 이데일리 박동석기자]“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ederal Retirement Thrift Investment Board :FRTIB)는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되어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레고리 롱(Gregory T. Long) 미국 FRTIB 총괄이사(사진)는 “FRTIB가 대통령에게 보고할 의무도 없다”며 독립적 기금운용과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정치로부터 완전 독립

FRTIB는 지난 1986년 입법된 미국 연방공무원퇴직연금법에 의해 만들어진 독립 기금운용기구이자 규제기구이다. 구체적으로 신 연방공무원연금 제도의 한 축인 TSP(Thrift Saving Plan : 저축투자계정제도)를 운용하고 규제 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다.

퇴직자들의 연금을 적립해 놓은 펀드를 독립적으로 운용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 감독하는 것은 연금제도의 성패와도 직결된 핵심 이슈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정부가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마치 쌈짓돈 다루듯 경기부양을 위한 건설투자에 끌어다 쓰거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로만 운용해 최근까지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규제, 감독문제도 마찬가지. 국민연금 운용을 놓고는 정부 부처간 밤낮없는 싸움에 누가 펀드 운용을 결정할 것인지 누가 감독할 것인 지에 대한 해답이 감감하다. 지난 2005년말 도입된 퇴직연금은 규제,감독기구 자체가 사실상 없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치로부터 독립되어 있지만 의회에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제출하고 있으며 딜로이트로부터 내부 재무 감사를 KPMG로부터 외부 감사를 2년에 한번씩 받고 있다”

롱 이사는 FRTIB가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투명한 운용과 감독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적이기 때문에 공개할 자료가 더 많고 완전 개방 시스템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사회에는 워싱턴포스트 기자까지 참석할 정도로 투명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단순한 TSP..안정적 고수익

FRTIB가 운용하는 TSP는 말하자면 연방공무원들의 401(k)격이다. 공무원과 정부가 돈을 갹출해 펀드에 투자, 투자원금과 수익금으로 퇴직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가입자는 380만명에 이르고 2007년11월 현재 약 2250억달러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다”


그는 “TSP는 직접투자는 하지 않고 인덱스펀드 위주로 펀드에만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TSP가 투자하는 펀드는 크게 5가지. 소형주펀드인 S 펀드, 채권펀드인 F펀드, 국채펀드인 G펀드, 해외주식펀드인 I펀드, S&P500지수에 투자하는 C펀드가 그것이다. 이외에 이 펀드들을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조합한 라이프사이클펀드가 새롭게 운용되고 있다.

C펀드의 경우 지난 97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8.37%에 달하고 F펀드도 같은 기간동안 6.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어떻게 그렇게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우리는 단순성과 비용의 최소화를 추구한다”

롱 이사는 일시적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고수익을 내기 위해 관리비용이 저렴한 인덱스 펀드에 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덱스가 다른 펀드들보다 나은 성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 펀드 수수료 0.05%

운용은 전문가들에게 철저하게 아웃소싱(OutSourcing)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들어 F펀드는 리먼 브러더즈에, I펀드는 모간스탠리에 운용을 맡기고 있다. 2000억달러가 넘는 돈을 굴리고 감독 규제하면서도 직원 수 75명으로 너끈하게 조직을 유지시키고 있는 비결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수료인 관리비용이 크게 저렴한 것도 장기 수익을 높인 요인이다. TSP가입자가 내는 수수료는 0.05~0.06%가 고작이다. 우리나라 펀드 수수료가 2.6에서 많게는 3%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약 50분의 1밖에 내지 않는 셈.
 
▲ TSP의 수수료는 0.05%수준으로 매우 낮다
수수료도 적고 수익은 높게 나고. 가입자인 연방 공무원들은 TSP에 대만족이다. 얼마전 TSP가 왓슨 와이어트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입자 10명중 약9명(86%)는 TSP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시장을 이기는 건 때로 가능하다. 하지만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저 비용으로 시장을 따라가는 게(Match) 우리의 목표다”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리스크 분산 원칙에 따라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TSP는 공무원연금개혁을 앞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취재 지원 = 한국언론재단,세계은행,핸디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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