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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왜…與野 유불리 촉각 속 최종투표율은?

이연호 기자I 2020.04.12 17:11:11

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 26.69%…1174만 명 투표 완료
해석 두곤 여야 각자 유리한 대로 '동상이몽'
"연령대별 투표율 안 나와 여야 유불리 따질 수 없어…최종투표율도 큰 변동 없을 것"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이정현 기자]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여야가 그에 따른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의 원인과 함께 사전투표율이 최종투표율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끝난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선거관계자들이 사전투표용지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15총선 사전투표율 26.69% ‘역대 최고’…코로나 인한 분산투표·여야 세 대결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최종 투표율이 26.6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399만4247명의 선거인 중 1174만2677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 같은 수치는 사전투표가 실시된 지난 4번의 선거결과를 모두 뛰어 넘는다. 사전투표제도는 지난 2014년 6회 동시지방선거에 처음 적용됐다. 2014년 6회 동시지방선거 11.49%를 시작으로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 12.19%,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26.06%, 2018년 7회 동시지방선거 20.14%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가장 높은 전남을 비롯해 호남 지역 광역자치단체 3곳이 전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역시 피해가 상당했던 경북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투표율을 나타냈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지역별 사전투표율은 △전남(35.77%) △전북(34.75%) △세종(32.37%) △광주(32.18%)가 30%를 넘었다. 이어 △강원(28.75%) △경북(28.70%) △경남(27.59%) △서울(27.29%) △대전 (26.93%) △충북(26.71%)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울산(25.97%) △부산(25.52%) △충남(25.31%) △인천(24.73%) △제주(24.65%) △경기(23.88%) △대구(23.56%)는 평균 이하였다.

이같은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의 원인으로는 먼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날짜별 분산투표가 거론된다. 유권자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본투표일보다는 이틀 간 나눠 진행하는 사전투표를 선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총선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거대 양당 경쟁 구도로 흘러가면서 지지층이 세 대결을 벌인 결과 적극적 투표 의향층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제기된다. 이 지점이 바로 여야가 유불리를 따지는 과정에서 맞부딪히는 곳이다. 여야는 각자 자신에 유리하게 사상 최고의 사전투표율 기록을 해석하고 있다.

◇해석 두곤 여야 동상이몽…“연령대별 투표율 몰라 여야 유불리 따지긴 어려워”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최고인 이번 사전투표율은 코로나19국난 극복,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국민의 뜨거운 의지를 보여준다”라고 해석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선관위의 사전투표율 발표 직후 낸 논평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시대와 국민이 부여한 사명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는다”며 “엄중한 시기의 위기를 극복하고, 힘 있고 안정된 국정 운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을 열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정권심판론에 따른 ‘분노 투표’의 결과로 봤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애국시민들이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정권을 바로잡는 총선으로 생각하고 있어 많이 힘을 보탠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사전투표와 본투표에서 표심을 드러내 주는 건 바람직하다”고 했다. 통합당 임윤선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180석 확보를 운운하는 민주당의 오만을 심판하겠다는 민심이 반영됐다”고도 했다.

4·15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지난 2017년 대선의 26.06%를 넘어서면서 최종 투표율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촛불혁명의 결과로 조기에 치러진 2017년 장미대선의 최종투표율은 77.2%였다. 2000년대 들어 치러진 5번의 총선 중에선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의 60.6%가 가장 높은 투표율이었다. 4년 전 치러진 지난 20대 총선은 58%의 최종투표율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에도 최종투표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부분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분산해서 투표하는게 좋겠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투표율은 본투표까지 합치면 지난 번(20대 총선)과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사전투표 정착, 코로나19로 인한 분산 효과 등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호남은 원래 (투표율이) 높았던 지역인데다 연령대별 투표율이 안 나왔기 때문에 여야 어디가 유리할 지 알 수 없다. 지난 20대 총선 58%보다 많이 높아지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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